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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강남권에서 국내 첫 '연매출 2조 점포'의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펼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 초 인사에서 정윤성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장을 백화점 잠실점장으로 겸직 발령냈다. 롯데월드몰 내 명품관인 에비뉴엘과 맞은편 백화점 잠실점을 총괄하는 한편 올해부터 에비뉴엘 매출을 잠실점과 합산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되면 연 매출 1조원 내외로 국내 3위 백화점인 잠실점에 2,000억원 대의 명품관 매출이 더해져 2위인 신세계 강남점(1조3,000억원)과 필적하게 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월드몰 명품관(에비뉴엘)을 조성하면서 잠실점에 있던 명품 브랜드를 다수 옮겼다"며 "소공동 본점이 백화점과 명품관(에비뉴엘)을 별도 건물에서 운영하는 것처럼 잠실점 역시 같은 방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의 이 같은 정책엔 이달 강남점 신관 증축과 더불어 백화점 1위 점포를 꿈꾸는 신세계의 야망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신세계가 난공불락인 롯데 소공동 본점을 제치고 1위 도전을 선언하자 롯데측이 신세계 강남점에 맞불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오는 26일 신관 5개 층의 증축을 완료하는 한편 본관 개축에도 돌입, 8월께 리모델링을 마무리한다. 신세계는 이를 토대로 강남점을 연 매출 2조원의 국내 최대 백화점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국내 매출 1위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으로 연 매출은 1조8,000억원 선이다.
서울 강남권 매출을 둘러싼 롯데와 신세계의 기 싸움은 백화점의 신성장 동력인 복합쇼핑몰을 두고 더욱 확전되는 양상이다. 양사는 2014년 이후 강남권 백화점 동선에 잇달아 복합몰을 오픈하며 외형 경쟁 및 젊은 층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2014년 10월 쇼핑·외식·레저 브랜드 1,000여개가 입점한 롯데월드몰을 잠실점 맞은편에 개점한 데 이어 올해 말 롯데월드타워를 오픈해 초고층 전망대, 6성급호텔 등 관광 인프라를 추가한다. 신세계도 2014년 11월 말 30여개 외식 브랜드로 구성된 '파미에 스테이션'을 강남점 인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에 열었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패션·뷰티·극장·호텔 등 100여개 브랜드를 갖춘 복합몰 '파미에 스트리트'를 백화점 인근 지하에 조성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도 복합몰인 코엑스몰에 인접해 시너지를 내는 등 강남권 주요 백화점들은 모두 복합몰을 앞세워 집객 및 매출 증진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및 신세계의 백화점 매출과 그룹 관계사의 복합몰 매출을 합산할 경우 '강남 매출 2조원'은 가능성있는 스토리"라며 "젊은 층이 명동과 백화점을 점차 떠나는 가운데 이들이 모이는 강남에서 유통 공룡들의 차세대 실험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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