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4나노 핀펫 기술을 적용한 보급형 모바일 AP 통합칩인 ‘엑시노스 7870’을 1·4분기부터 양산한다고 17일 밝혔다. 통합칩은 모바일 AP와 통신용 모뎀을 하나의 칩으로 합친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가장 앞선 반도체 공정인 14나노 기술을 고급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용 통합칩에만 적용해왔으며 중저가 제품까지 이 기술을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제품에 들어갈 모바일 AP까지 14나노 기술을 적용해 퀄컴·미디어텍 등이 장악한 모바일 AP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회로선폭을 의미하는 나노는 그 숫자가 줄어들수록 고성능의 칩을 더욱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가장 앞선 14나노 공정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AP를 생산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서(무선사업부) 뿐 아니라 추후 중국 등지의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주문량을 크게 늘릴 것이란 얘기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추산한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8.6%로 전년비 두 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여전히 퀄컴(41.6%)·애플(21.0%)·미디어텍(18.6%)에 비해 점유율이 달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4나노 보급형 통합칩 양산은 엑시노스 모바일 AP의 해외 공급망을 확대하는 동시에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에서도 잠재 고객사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며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전반에서 지배력을 강화할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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