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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에 갔는데 거기도 아무도 없으면?" 가야 할 곳은 있는데 막막하다. 힘들게 목적지에 갔는데 기대했던 사람, 따뜻한 밥이 없을까 두렵다. 그러나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그나마 있던 희망마저 사라지는 것이다. 한국형 SF 독립영화 'SF 가는 길'은 극한 상황 속에 처한 두 남자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2013년 한국이 세계 최초로 광속 우주선을 발명하면서 1년 후의 미래로 시간여행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배경으로 한다. 이때 프로젝트에 선발된 사람이 육군 윤가람씨와 공익근무요원의 손덕기씨다. 그러나 우주선을 타고 미래의 대한민국으로 날아온 그들 앞에 놓인 것은 모든 게 사라지고 황폐화된 도시였다. 전역을 앞당기는 희망찬 미래 대신 막막함을 받아든 그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다시 현재로 돌아갈 우주선이 있는 '삼포'였다. 이내 곧 그들의 마음에는 '삼포에 가도 아무도 없으면 그때는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스며든다.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게 된 순간을 두려워하는 그들의 심리를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김지영기자 ji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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