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 컨소시엄이 국내 최초로 양자암호통신 시험망 구축을 17일 완료했다.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양자암호가 적용된 만큼 사물인터넷(IoT)와 스마트카 등 통신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 분야의 보안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세계 양자정보통신 관련 시장규모는 2033년 230억 달러(약 28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은 경기도 분당 SK텔레콤 사옥을 중심으로 경기도 4곳과 대전 1곳 총 5곳에 구축됐다. 왕복 거리가 107㎞로 가장 먼 분당-양평중심국을 비롯해 분당-용인중심국(68㎞)·분당-수원중심국(53㎞)·분당-성남중심국(17.8㎞)은 SK텔레콤이 운영하고, 왕복 11㎞ 구간인 대전지역 연구소 간 네트워크 시험망 운영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맡는다.
양자암호통신이란 더 이상 작게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단위인 양자(量子)에 암호를 삽입해 이를 통신망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양자는 복제가 불가능하고 중간에 양자를 빼내려고 하면 양자 속 정보가 얽혀버리는 특징이 있다. 해커가 침입해도 암호 자체가 망가진 상태라 암호 확인이 불가능하다. 해킹을 원천차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양자암호통신은 이동통신뿐 아니라 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IoT나 스마트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적용한 스마트그리드 등 신산업의 보안성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SK텔레콤 측은 "스마트홈이나 자율주행차 등 IoT 기술에서 보안 우려가 큰데, 양자암호통신은 이를 불식시키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통신 네트워크 중소업체인 우리로와 에치에프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국가보안기술연구소 등 국가 연구기관, 한국과학기술원(KAIST)·고려대·서울시립대 등으로 구성됐다. 컨소시엄은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발주한 '양자암호통신망' 국책과제에 응모해 당선됐다. 이후 암호통신에 쓰일 양자를 검출하는 기술과 양자암호통신장비와 연동 가능한 전송 장비 기술을 진행해왔다.
SK텔레콤은 시험망을 통해 양자암호통신시스템의 장시간 동작시험, 실제 전송 거리별 장비 동작성능 최적화 등을 수행한다. 왕복 최장 거리를 현재 107㎞에서 향후 200km 이상으로 늘려 장거리 전송이 가능한지도 테스트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양자암호통신을 시연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서울에서 양자암호통신 국제 표준화 회의를 주최했다.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국가시험망 가동을 계기로 국내 양자암호통신기술이 이제 단순히 연구개발 수준을 넘어서 상용화를 위한 검증 단계에 접어들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