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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멀리 보는 지도자 없어 저성장 뉴노멀 직면"

경제학 공동 학술대회서 쓴소리

김준경 "정부 구조조정 적극 나서야"

2016 경제학 학술대회5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가 1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201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우리의 뉴노멀-그 본질과 처방'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대통령이 규제를 물속에 집어넣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됩니다. 규제가 왜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게 먼저죠"

한국 경제학의 대부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18일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시스템을 네거티브 체계로 바꾸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규제에 대한 인식부터 고쳐라"라고 고언했다.

조 교수는 "'멀리 보는 지도부의 부재'가 뉴노멀 시대를 불러왔다"며 "우리 경제가 저성장이라는 뉴노멀에 직면한 것은 시장 실패라기보다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정부 실패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대표적으로 경제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가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무작정 규제를 없앤다고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 교수는 미국의 예를 들면서 "오늘날 미국이 직면한 위기의 원인은 레이건 정부가 과도하고 무차별적으로 신자유주의를 도입한 후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것"이라며 "정부가 규제를 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순수한 신념의 결과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어 "규제라는 것은 분야에 따라 필요성이 각각 다르다"면서 "규제가 왜 있어야 하는지, 역할은 뭔지에 대한 판단부터 먼저 한 후 규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부문은 과도한 규제를 풀어 대학의 자율성을 높이는 게 효과적이지만 반대로 경제 분야는 정부의 일정한 규율과 육성책이 필요하다는 게 조 교수의 지론이다.

박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한 조 교수의 고언 때문이었을까. 이후 이어진 발표와 토론에서도 규제 개혁을 비롯한 정부 역할론이 화두로 올랐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조선사를 비롯해 대기업의 대규모 부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은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약했기 때문"이라며 "조 교수님의 말씀대로 정부가 이제는 변양호 신드롬에서 벗어나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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