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난 16일 민영화 물꼬를 트기 위해 투자자를 찾아 직접 유럽출장길에 올랐습니다.
민영화를 위해서는 주가부양이 필수적인 상황인데, 이 행장이 비행기에 올라탄 후 외국인이 우리은행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며 화답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말 이후 8,000원대 머물던 우리은행 주가가 오늘 장중 9,200원에 근접했습니다.
올 들어 장중 기록한 가격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줄이며 8,960원에 마감했지만, 어제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매수 행렬은 주목할만합니다. 외국인은 오늘 우리은행 주식을 140만주 이상 사들였습니다. 어제까지 합하면 220만주를 훌쩍 넘습니다.
이에 대해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취임 2년차 민영화 행보가 시장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행장은 지난 16일 해외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연내 민영화 성과를 내기 위해 직접 나선 것입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여 주가를 1만원대로 올리는 게 직접적인 목표입니다.
우리은행의 주가 높이기는 매각가 목표를 1만 3,500원으로 제시해놓고 있는 정부의 매각의지를 높이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성공적 민영화를 위해 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은 실적 개선과 이를 통한 주가 부양뿐인 셈입니다.
‘민영화 달성’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워온 이 행장은 지난해까지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이뤘습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1조593억원으로 한해 전보다 143% 이상 급증했고,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47%까지 낮아졌습니다. 다만 그동안 실적개선이 주가부양으로 직접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이 행장은 이번 해외 출장에서 실적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점을 들어 우리은행의 투자가치를 알릴 계획입니다. 증권사들은 극적인 민영화 기대는 높지 않지만, 지난해 우리은행이 달성한 실적개선은 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선호 연구원/ 메리츠종금증권
“매각이슈는 조금 지연될 수 있지만, 밸류에이션 자체가 낮은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그런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은행의 목표주가는 낮게는 1만2,000원에서 높게는 1만4,000원까지 제시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 행장의 해외 세일즈 효과로 주가가 지속적으로 올라준다면 민영화에도 속도가 붙고, 가시화된 민영화가 다시 주가를 더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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