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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비싼 휴대폰을 사서 쓰나요. 렌털폰이 활성화되면 싸게 빌려 쓰는 게 대세가 될 거예요."
#. 대학생 김진수(가명)씨는 최근 오래된 스마트폰을 바꾸기 위해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 원하는 제품은 있었지만 지원금을 많이 받기 위해서는 요금제를 변경해야 하는데다 할부 부담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어차피 길어야 1년 정도 쓰는 고가의 스마트폰을 사기보다는 정수기나 자동차처럼 업체로부터 빌려 쓸 수 있는 렌털폰(임대 전화)을 수소문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가칭 '갤럭시 클럽'이라는 명칭으로 렌털폰 서비스를 개시하는 방안을 막판 검토 중이다. 실행될 경우 출시 시점은 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S7'이 시판되는 오는 3월11일 무렵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갤럭시S7이 삼성전자의 첫 렌털폰이 된다. 렌털폰 사업과 연계된 고객 금융서비스는 삼성 계열사에서 맡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과 함께 갤럭시 클럽이 문을 열 경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식의 경우 일정 기간 사용한 뒤 반납하면 새 폰으로 바꿔주는 식이 될 것으로 보이며 쓰던 폰을 반납하면 남은 할부금은 면제해주는 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체주기는 애플의 사례를 참조해 1년부터 길게는 3년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할부금은 통상 휴대폰 원가보다 조금 비싸게 책정하는 것이 유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동차도 품질이 좋아지다 보니 한번 사면 10년 정도 안 바꾸게 되는데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동차회사들이 리스나 렌털 사업을 하는 것처럼 길어진 스마트폰의 교체주기에 따라 렌털 사업이 기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들도 렌털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제조사의 휴대폰을 유통대리점이 구입한 뒤 SK(주)C&C에 재판매하고 렌털 서비스 이후 반납된 휴대폰은 SK(주)C&C가 중고폰 시장에 다시 파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휴대폰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기능적 측면에서 획기적인 제품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 등을 감안해 제조사와 이통사 간 렌털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렌털이 활성화되면 휴대폰 교체 주기를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고 프리미엄폰 판매 자체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탓이다. /권대경기자 kw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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