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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그동안 경기방어 역할을 해냈던 소비재 펀드들의 수익률이 고꾸라지고 있다.
1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소비재 펀드 29개와 소비재 상장지수펀드(ETF) 3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8.1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13.01%)보다는 양호했지만 국내주식형 펀드(-4.94%)에 비해서는 나빴다. 소비재 펀드의 수익률 하락은 최근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1월 수출 쇼크에 이어 일본도 부진한 수출을 이어가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10%대 성과를 기록하며 고공행진했던 주요 소비재 펀드들의 수익률은 올 들어 -10%대로 반전했다. 특히 중국 내수경기 둔화 가능성에 아시아 소비재 펀드들의 수익률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올 들어 '하이차이나인프라-컨슈머자[주식]A' 펀드는 -15.06%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삼성차이나컨슈머1[주식]A'와 '대신아시아컨슈머[주식]A'도 각각 -14.67%, -6.96%로 부진한 상태다.
다만 소비재 펀드가 투자하는 의류·식품·생활용품 기업들은 건설·조선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과 다르게 경기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투자 대안으로서의 관심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의 소비장려 지원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소비재 펀드 투자에 긍정적이다.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부문 상무는 "고령화와 중산층 증가 등 아시아의 구조적 변화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소비재 투자 테마는 여전히 유효한 장기 성장 스토리"라며 "이 테마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글로벌 선두기업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수익률 부진에도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자1(주식)종류C'에는 올 들어 78억원이 유입됐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그레이트 컨슈머펀드가 투자하는 기업들은 스타벅스·웰스파고·나이키·월트디즈니 등 글로벌 브랜드 파워가 있는 소비재 기업들이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소비재와 관련된 글로벌 우량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펀드의 경우 꾸준히 시장에 비해 변동성이 적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해왔다"며 "호흡을 길게 하면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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