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최대 이슈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디젤 자동차 배기가스 조작 사태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클린 디젤을 무기로 패권을 장악해가던 폭스바겐그룹은 고객을 속였다는 이유로 큰 비난을 받았고 판매량은 급감했다. 2014년 1,000만대를 넘어섰던 판매량은 지난해 993만대로 떨어졌고 폭스바겐 브랜드 판매량은 전년대비4.8% 감소해 11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아우디도 디젤게이트에 연루됐지만 판매량은 폭스바겐과 대조적으로 견고했고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아우디의 글로벌 판매량은 총 180만3,250대로 전년대비 3.6%(6만2,121대) 증가했다. 연초 세웠던 판매 목표보다 30만대니 늘어난 수준이다. 지역별로도 브라질(38.7%), 미국(11.1%), 유럽(4.8%)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늘었다. 아시아에서는 특히 한국 시장의 판매량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아우디는 지난해 국내에서 3만2,548대를 팔아 판매량이 전년대비 16% 늘었다. 최대 시장인 중국 판매량이 전년대비 1.4%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아우디의 국내 판매량은 3년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디젤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아우디의 국내 판매량이 급증할 수 있었던 비결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독특한 제품군, 소유의 가치를 전하기 위한 아우디만의 마케팅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우디는 수입차 주요 브랜드 중 제품 구성이 가장 고른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세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고성능차를 3대 축으로 특정 차급에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판매가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 기준으로 세단 판매량은 2만7,413대로 전년대비 16%가 늘었다. SUV는 7,980대로 31.8%, 고성능차는 1,135대로 8.3% 증가했다. 독일 경쟁 브랜드들이 대형차나 준중형 세단에 판매량이 집중되는 것과 구별된다.
세단은 소형(A1)에서부터 준중형(A3·A4), 중형(A6), 대형(A8)까지 세분화돼 있다. 또 최근 인기가 높은 스포츠 쿠페(A5·A7) 등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차별화를 둔 점도 강점이다. 고성능차 부문에서도 기존에 생산되는 차량의 고성능 버전인 S시리즈뿐만 아니라 별도로 소형 고성능차인 TT, 슈퍼카 성능을 내는 R8 및 RS5와 RS7 시리즈 등 고객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한 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지난해 소형차 A1과 A3 스포트백, 소형 고성능 모델 S3, 중형 세단 A6·A7에 소형 스포츠카 TT 등 6종의 신차를 출시한 것도 판매 증가에 한 몫했다.
아우디는 애프터서비스(AS)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코오롱을 새로운 딜러로 영입하는 등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는 아우디 코리아는 올해 추가로 9곳의 서비스센터를 확충할 예정이다. 워크베이는 독일 3사 중 가장 많은 169개(34%)를 확대한다.
브랜드 가치를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하려는 아우디 특유의 마케팅도 돋보인다. 아우디는 독일 3사 중 유일하게 '팀 아우디 코리아'라는 레이싱 팀을 운영하면서 원 메이크(one maker) 레이스인 'R8 LMS컵'도 개최하고 있다. 세계 유명 뮤지션들을 초청해 실시하는 '아우디 라이브' 공연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래미상 수상자인 퍼렐 윌리엄스를 초청해 서울 올림픽 경기장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또 재즈 뮤지션을 초청하는 '아우디 라운지 바이 블루노트' 공연도 진행 중이다.
올해도 아우디는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하고 판매 확대를 꾀한다.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인 'A3 e트론 스포트백'을 출시한데 이어 다음 달 초에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대형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신형 Q7을 내놓는다. 특히 아우디 차종 중 A6에 이어 판매량이 두번째로 많은 A4의 신형 모델 출시도 예정돼 있다. 이 밖에 틈새 시장인 왜건 고객을 공략할 '뉴 아우디 A6 아반트'와 고성능 스포츠카 'R8'도 출격을 대기 중이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차를 꾸준히 내놓는 동시에 서비스 네트워크를 더욱 확충해 고객만족도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