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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브렉시트) 우려까지 겹쳐져 엔화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일본 투자 펀드 수익률이 환헤지 여부에 따라 최근 2개월 사이에 12%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일본 엔화 가치가 본격적으로 상승한 지난해 12월 이후 국내에서 운용 중인 환헤지형과 환노출형 펀드의 수익률 격차는 평균 11.95%포인트에 달한다.
환헤지형 펀드는 일정한 헤지 비용을 부담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제거한 상품인 데 비해 환노출형 펀드는 환율변동이 펀드 수익률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펀드다. 투자하는 국가의 환율이 강세를 보일 경우 환노출형이 유리하고 약세를 보일 때는 환헤지형이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다. 일본 펀드 역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최근 환노출형 펀드의 수익률이 환헤지형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엔화강세 혜택을 본 펀드투자자는 소수에 그치고 있다. 국내에서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이 함께 운용되는 펀드 중 환헤지형 펀드의 규모는 3,100억원에 달하지만 환노출형 펀드는 36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강달러가 지속하고 있어 환노출형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선택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며 "국내 펀드 투자자들은 안정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브렉시트 우려 등으로 엔화 강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달 들어 엔·달러 환율은 121.39달러에서 113.24달러로 6.8%나 떨어졌다. 또 엔화에 대한 영국 파운드 시세는 지난 11일 160엔으로 2013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으며 22일에도 전날보다 0.7% 하락한 158.69엔을 기록했다.
하지만 엔화 강세 국면에서는 환노출형이 유리한 것은 분명하지만 장기 투자자라면 반드시 환노출형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환율변동은 예측하기 힘든 변수인데다 결국 환매 시점에서 환차익이 수익에 포함되는 만큼 장기 투자의 경우 환헤지형 펀드가 유리한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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