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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멍키바를 건너라] 영토 넓힌 식품업계 중국서 제2전성기 예고

오리온 '큐티파이'까지 히트… 메가브랜드 6개로 성장가도

농심 '신라면' 등 인기 탄탄… '백산수'로 생수시장도 공략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도 냉장유통망으로 매출 신화

국내 식품업계는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로 부상한 중국 시장에서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내수침체와 저출산이라는 이중고에 맞서 중국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K푸드의 첨병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지난 1993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오리온은 20년이 지난 2013년 중국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제과업계는 물론 식품업계에서도 최초 기록이다. 오리온은 이후에도 전략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해 지난해 사상 최대인 매출 1조3,329억원, 영업이익 2,004억원을 거뒀다.

오리온 중국법인의 성장세는 연매출만도 1,000억원이 넘는 '메가브랜드'가 이끌고 있다. 초코파이·오!감자·예감·고래밥·자일리톨껌에 이어 지난해 '큐티파이'가 연매출 1,000억원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6개 제품의 중국 내 매출은 전체의 77%인 1조250억원에 이른다.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히트 상품을 내놓은 것이 오리온의 경쟁력이 된 셈이다.

농심도 지난해 중국에서 사상 최대인 2,6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요 식품업체들이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전년 매출 2,200억원보다 16.6% 성장한 것. 대표 제품인 '신라면'이 중국 동부와 내륙에서 골고루 인기를 끌며 성장을 이끌었다.

농심은 올해부터 '백산수'를 앞세워 25조원에 이르는 중국 생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백두산 인근에 준공한 백산수 신공장을 통해 백산수로만 3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라면·제과·생수를 3각 편대로 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단일제품으로 K푸드 신화를 쓰고 있다. 빙그레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바나나맛우유가 인기를 모으자 2014년 9월 상하이에 법인을 세우고 현지에 진출했다. 초기에는 유통기한이 짧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용과 다른 멸균팩 제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한국과 똑같은 제품을 찾는 중국인들이 늘어나자 해외법인 최초로 중국에 무균화 생산공정과 냉장 유통망을 구축했다. '항아리우유'라는 별명을 얻은 바나나맛우유는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량 470만개를 넘어섰고 올해는 600만개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에서 부진했던 롯데제과도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롯데는 그간 중국보다 동남아·인도·동유럽 등에 주력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 마케팅에 집중해 국내 1위 제과업체의 위상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지난해 연매출 122조원의 중국 최대 유통업체 화롄그룹과 현지 판로 확보를 위해 손을 잡았다.

식품업계가 중국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14억명의 중국 인구 중 절반에 달하는 7억명이 아직 개발이 덜 된 내륙에 거주하고 중국 정부가 1자녀 정책을 폐지한 것도 국내 업체에는 호재다.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자연스레 동남아로 판로를 넓힐 수 있다는 것도 중국 시장의 매력이다.

김경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은 글로벌 식품업체도 사활을 걸고 공략하는 시장이어서 어느 나라보다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며 "한류 열풍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되 현지화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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