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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훈 현대상선 대표 인터뷰 "세계 해운동맹 재편 과정서 한국 소외될 수도"

재무구조 개선·대형 컨선 확보 등 업계 노력·정부 지원 뒷받침돼야

자구안 이행 사즉생 각오 임할것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가 최근 세계 해운 얼라이언스(동맹) 재편 과정에서 한국 해운사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각국 해운사들이 새로운 짝을 찾을 때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신규 대형 컨테이너선을 확보하지 못한 한국 선사들을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물동량의 80%를 주요 해운 동맹이 차지하는 가운데 국적선사가 동맹에서 빠지거나 경쟁력이 낮은 동맹에 들어갈 경우 세계 무대에서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선주협회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마리타임 코리아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이 대표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동맹 체제에 변화가 올 수 있는 만큼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은 크게 4개 해운 동맹 체제로 세계 1위 머스크라인(덴마크)과 2위 MSC(스위스)가 참여하는 '2M'과 3위 CMA-CGM(프랑스)이 포함된 'O3', 한진해운 등 5개사가 뭉친 'CKYHE', 현대상선 등 6개사가 있는 'G6' 등이다. 컨테이너선은 정해진 노선을 정기적으로 운행한다. 아시아-유럽노선의 경우 왕복 한 달 정도 걸리는 데 8~9척이 투입된다. 한 해운사가 배를 모두 투입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에 여러 선사가 동맹을 맺고 배를 나눠 투입한다.

최근 CMA-CGM이 'G6' 소속의 APL(싱가포르)을 인수하고 'CKYHE'의 COSCO(중국)가 'O3'의 CSCL(중국) 컨테이너 부문을 흡수합병하는 등 동맹을 넘어선 인수합병(M&A)이 진행돼 이 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이후부터는 동맹 변화가 불가피하다. 각 동맹은 선대 구성이나 운임 결정 등 영업비밀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한 회사가 두 개 동맹에 참여하지 않는 게 시장의 불문율이다. 여기에 CMA-CGM이 에버그린(대만)과 COSCO, OOCL(홍콩)을 엮는 새로운 동맹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동맹이 다시 구성되면 현재의 한국 선사는 파트너로서 매력이 높지 않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업계의 정상화 노력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가 뒷받침돼야 동맹에 참여할 수 있다"며 "새로운 동맹 논의가 진행되기 전에 국적선사의 위상을 회복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촉박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현대상선 자구안의 핵심 과제인 용선료(선박 임대료) 재협상에 죽을 각오를 다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이달 중 선주들을 만나 협상을 통해 오는 3월까지는 어떻게든 용선료를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사채 만기를 연장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황 개선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지난해 4·4분기 부진의 여파가 올 1·4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미주와 유럽·남미 등 노선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바닥을 언제 벗어날지 가늠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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