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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의 '마이웨이'… "재미·독특함 살린 LG만의 길 가겠다"

삼성·애플과는 철저히 차별화… LG만 원하는 고객층 넓힐 것

전작 G4·V10 반면교사 삼아 과감한 시도… 모듈형 G5 탄생

LG페이는 상반기 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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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저희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7을 보고 '재미'와 '독특함'을 강조하려는 우리의 길과 다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LG전자의 새 간판급 스마트폰인 'G5'를 세계에 공개한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이 다음날 언론에 소개한 전략은 '철저한 차별화'였다. 삼성전자나 애플 등과는 철저히 다른 개념의 신상품을 내놓아 LG만을 연호하는 열성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히 개별 상품의 변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상대적으로 경쟁사보다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경영문화를 가져온 LG전자가 창조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 혁신에 돌입했음을 암시한다.

이른바 팬덤 고객층을 겨냥한 조 사장의 전략은 신제품 출시 때마다 널뛰어온 G시리즈 스마트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차원에서 수립됐다. 2014년 당대 최고의 디스플레이 품질로 연간 1,000만대 판매 돌파 기록을 세웠던 G3와 달리 이듬해 출시됐던 G4는 한층 향상된 성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추락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대화면의 최고급 스마트폰인 V10을 내놓으며 실적부진을 만회하려 했다. V10은 다행히 우리나라와 미국, 홍콩 등에서 호응을 얻어 회사가 예상했던 수준 이상의 판매실적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제품은 고가의 대화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소득 수준을 갖춘 일부 주요국을 제외하면 충분한 수요를 끌어내는 데 한계를 보여 결과적으론 '대박'은 못 내고 '중박'에 그쳤다는 게 조 사장의 설명이다.

조 사장은 "G4의 경우 카메라 성능 등 기존 기능이 선도업체보다 낫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홍보했는데 이 전략은 전문가층에만 통할 뿐 일반 고객들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디자인도 전작과 비슷하게 만들면 어떻게 되는지 지난해 고생하면서 깨달은 만큼 앞으로도 계속 특이한 제품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V10은 LG전자도 '실험적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경영진과 제품 연구·개발진에게 심어줬다. 조 사장은 "V10에서는 세컨드 디스플레이와 같은 실험적 시도를 해서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는데 이에 자신감을 얻어 조금 더 과감하게 실험적 시도를 한 게 G5"라고 소개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을 의외로 사람들이 마음속에서 원한다는 것을 G4·V10 출시를 통해 확인했다"며 "그래서 배터리를 (스마트폰 몸체의) 아래로 뺄까, 옆으로 뺄까 하는 식으로 구조 검토를 많이 하다가 (밑으로 빼는) 착탈식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러다 보니 이것(배터리)을 빼면 다른 것도 (조립식처럼 모듈로 끼었다가) 빼도 될 것 같다는 욕심이 생기더라"며 "착탈식과 모듈이 결합되면서 고객가치를 '재미'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 스스로도 기성세대인 만큼 처음에는 내장배터리 자리에 결합할 수 있는 아이템을 LG그룹 이미지와 맞는 고객관리 쪽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프리미엄 제품의 소비자가 20~40대 젊은 층에 집중된 만큼 재미·플레이와 관련된 젊은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쏟아지자 과감히 방향을 틀었다.

조 사장은 "현재 미국의 반응이 가장 좋고 전통적으로 약했던 유럽 시장 반응도 괜찮아 가장 많이 팔렸던 'G3'의 1,000만대보다 더 많은 판매액을 올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G5부터는 보급형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며 "순위만 세계 3위가 아니라 애플·삼성의 뒤를 확실히 잇는 '의미 있는' 3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현실(VR) 제품 전략과 LG페이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VR 기기 무게가 현 118g에서 60~70g까지 내려오고 소프트웨어 기술이 조금만 더 뒷받침되면 VR가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올 것으로 내다본다"며 "LG페이는 상반기 중 여러 테스트를 거친 뒤 고객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시점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르셀로나=윤경환기자 ykh2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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