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부채가 1,2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아파트 분양 호조와 정부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등 가계대출을 묶는 거시건전성 정책 시행을 앞두고 몰린 수요가 맞물렸던 4·4분기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액 규모는 1,207조원으로 2014년 말보다 121조7,000억원이 늘었다. 연중 증가액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가계 빚도 사상 처음으로 1,2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예금은행이 가계에 빌려준 돈은 전년 대비 44조1,000억원이 늘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1.9%(36조1,000억원)에 달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늘어난 22조4,000억원 중엔 주택담보대출이 4조5,000억원이었다.
특히 4·4분기에 전체 가계대출액의 절반이 몰렸다. 정부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연말 건설사의 밀어내기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집단대출이 늘고, 대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대출을 받은 가계 수요가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4·4분기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18조원, 비은행예금취금기관에선 3조1,000억원이 각각 늘었다.
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501조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판매신용은 신용카드회사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증가 폭이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판매신용 잔액은 65조1,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1조7,000억원이 늘었다. 전년 말 대비 증가 폭은 5조원이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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