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 Panthére 시계는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그런데 말이에요. 그 화려함 뒤에는 아주 슬픈 이야기가 숨겨져 있답니다.” 2013년 홍콩 워치스 앤드 원더 스의 주인공은 까르띠에의 Rotonde De Cartier Granulation 시계였다. 행사장 메인홀에 자리 잡은 Rotonde De Cartier Granulation은 다이얼에 촘촘히 박힌 옐로 골드로 까르띠에의 시그니처 아이콘인 팬더를 형상화했다. 도슨트를 맡 은 까르띠에 한국 관계자는 덧붙였다. “팬더는 잔느 투생 Jeanne Toussaint 이 까르띠에에 남긴 위대한 유산입니다. 비운의 여인, 잔느 투생 말이에요.”
팬더는 프랑스어로 표범을 뜻한다. 요부(妖婦), 사나운 여자, 행실이 나쁜 여자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팬더가 까르띠에의 시그니처 아이콘이 된 배경에는 까르띠에의 3대 오너 경영인이었던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 Louis Joseph Cartier 와 까르띠에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잔느 투생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 팬더는 잔느 투생의 애칭이자 잔느 투생이 가장 많이 사용한 디자인 소재였다. 팬더는 1930년대부터 까르띠에의 시그니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았다.
팬더가 모티프로 사용된 까르띠에의 최초 상품은 1914년 출시된 Panthére시계였다. 이 시계는 당시 까르띠에 최고 책임자였던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의 기획에 의해 만들어졌다.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는 그의 연인 잔느 투생을 위해 이 시계를 기획했다.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는 1910년대 초 아프리카 여행 중 팬더를 보게 됐는데, 그 날카로우면서도 세련된 모습에 한눈에 반해버렸다. 그는 그런 팬더의 모습에서 연인인 잔느 투생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가 Panthére 시계 제작을 직접 기획한 이유였다.
잔느 투생은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를 만나기 전까진 굴곡진 인생을 살고있었다. 어려서는 학대를 경험했고, 사춘기 시절에는 귀족 자제의 정부(情婦)로 수년을 살았다. 방황의 연속이었다. 그런 삶의 연속이 잔느 투생을 고독하면서도 날카로운 성격의 소유자로 만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잔느 투생의 이 같은 과거는 그가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와 만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비슷한 유소년기를 거친 유명 패션 디자이너 가브리엘 코코 샤넬 Gabrielle Coco Chanel (샤넬의 창립자)이 잔느 투생에게 동질감을 느끼면서 둘은 친구가 됐고, 가브리엘 코코 샤넬이 평소 친분이 있던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에게 잔느 투생을 소개해주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와 잔느 투생은 서로 사랑했지만 부부의 연을 맺지는 못했다. 까르띠에 가문에서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잔느 투생의 과거가 반대의 이유였다. 그러나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는 잔느 투생을 포기하지 않았다.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는 배우자가 아니더라도 잔느 투생이 자신의 곁에서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잔느투생의 독특한 심미안에 주목했다. 잔느 투생은 디자인을 따로 배운 적은 없었지만,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나 가브리엘 코코 샤넬과 교제하면서 디자인 분야에 상당한 심미안을 가지고 있었다.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는 잔느 투생이 전문 디자이너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전문적인 디자인 지식과 기술을 전수했을 뿐만 아니라, 까르띠에에 소속된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도제관계를 맺게 해주는 등 전방위로 지원해주었다. 잔느 투생은 여기에 자신의 심미안을 더해 독특한 개성을 지닌 디자이너로 성장해나갔다.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는 1933년 잔느 투생을 까르띠에의 하이 주얼리 부서책임 디자이너로 발탁했다. 잔느 투생은 그후 20여 년 동안 까르띠에의 수석 디자이너로 활약하며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의 곁을 지켰다. 이 시기 그는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가 붙여준 자신의 애칭 팬더를 모티프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는데, 이는 팬더가 까르띠에의 시그니처 아이콘으로 굳어진 계기가 되었다.
오랫동안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의 곁에 머물고도 그 이상의 관계가 되지는 못했던 잔느 투생. 둘의 관계를 안타까워하는 이들에게 잔느 투생은 이렇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는 이 일을 더 사랑합니다. 저는 까르띠에 브랜드와 결혼한 까르띠에의 디자이너입니다.”
루이 조제프 까르띠에가 잔느 투생을 위해 만든 Panthére시계 때 (1910년대)의 팬더 모델과, 잔느 투생이 디자이너로 참여(1933년)한 이후의 까르띠에 팬더 모델들을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1910년대의 팬더 작품들을 보면 팬더가 직접 형상화된 모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 시기의 팬더 모델들은 얼룩덜룩한 무늬를 드러내 팬더를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식으로 팬더를 표현했다. 특히 팬더의 얼룩덜룩한 무늬는 기본 형태가 반복되는 형태의 기하학적인 구조, 즉 아르데코 사조를 따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잔느 투생은 이 같은 까르띠에의 디자인 경향을 구상학적(Figurative)디자인으로 변화시켰다. 잔느 투생이 까르띠에의 수석 디자이너로 등장하면서부터 까르띠에의 팬더 모델들은 확실한 형상을 갖춰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까르띠에 팬더 모델들은 잔느 투생의 스타일을 많이 따르고 있다.
까르띠에는 올해 SIHH에서도 팬더 시계인 Panthére Et Colibri를 선보였다. 팬더 시계는 매년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올해의 팬더 시계 Panthére Et Colibri는 동양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 시계는 재밌는 아이디어로도 눈길을 끌었다. 시계의 와인딩 크라운을 누르면 팬더의 품에서 아기 팬더가 튀어나와 우측 상단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인 벌새를 쫓아내는 장면을 연출한다. 와인딩 크라운을 감아 동력을 확보하는 기계식시계의 메커니즘을 참신한 아이디어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클리프 아펠 Lady Arpels Ronde des Papillons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이라는 새로운 컴플리케이션 장르를 만든 반클리프 아펠이 그 명성에 어울리는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시계는 레트로그레이드 시침과 다양한 속도로 움직이는 분침, 기타 애니메이션 기능 등 손 위의 예술작품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모델이다. 나비 형상의 분침 속도가 매번 변하는 것은 타원형 휠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이 아이디어를 구현해내는 반클리프 아펠의 기술력이 놀랍기만 하다. 문의 00798-852-16123
파텍필립 Calatrava Ref. 5298P-012
이 시계는 전체적으로 칼라트라바 컬렉션 특유의 미니멀리즘한 분위기를 따르면서도 언뜻 차갑고 자극적인 이미지가 엿보이는 모델이다. 다이얼과 베젤에 있는 총 38개(3.37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계는 다이아몬드의 절제된 사용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화려한 이미지를 뽐낸다. 하지만 전체적인 색감으로 무채색 계열을 강조하고 핸즈를 심플하게 처리해 칼라트라바 특유의 미니멀리즘한 이미지도 포기하지 않았다. 문의 02-6905-3339
예거르쿨트르 Master Ultra Thin Perpetual
이 시계는 워치메이킹 역사상 가장 복잡한 기능 중 하나로 꼽히는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두께 9.2mm의 케이스 안에 섬세하게 잘 구현한 모델이다. 인하우스 오토매틱 무브먼트 Calibre 868를 장착했으며 38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균형 잡힌 케이스 디자인과 복잡한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가독성을 살린 다이얼 디자인, Calibre 868 무브먼트의 사용에서 예거 르쿨트르 파인워치메이킹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다. 핑크, 골드, 화이트 골드 버전으로 선보인다. 문의 02-6905-3998.
쇼파드 Mille Miglia
Mille Miglia는 1920년대와 1930년대 밀레 밀리아 자동차 경주 대회에 참가했던 가장 오래된 자동차들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모델은 모던하면서도 빈티지한 디테일로 다이얼을 채웠다.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하는 그린과 레드, 화이트 칼러의 조합이 튀지 않으면서도 산뜻함을 선사한다. 붉은색 화살표 모양의 밀레 밀리아 자동차 경주 대회 로고가 다이얼과 백케이스에 새겨져 있다. 문의 02-6905-3390
리차드밀 RM 67-01 Automatic Ultra Flat
이 시계는 3개 층으로 구성된 베젤 가장자리에서 시, 분침에 이어지는 시계 중심에 이르기까지 다른 울트라씬 오토매틱 무브먼트에선 찾아보기 힘든 입체감을 선보이고 있다. 스켈레톤 처리된 무브먼트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 모델의 심장으로 쓰인 CRMA6는 레 블뤼레 시계 엔지니어들이 자체 제작한 3.6mm 두께의 새로운 무브먼트다. 5등급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베이스 플레이트와 브릿지는 일렉트릭 플라즈마 처리로 마감했다. 문의 02-2230-1286
파네라이 Luminor 1950 8 Days GMT Oro Rosso
Luminor 1950 8 Days GMT Oro Rosso에는 오피치네 파네라이 최초의 인하우스 무브먼트 P.2002가 장착돼 있다. 이 무브먼트는 1940년대 빈티지 모델에 사용된 안젤루스 무브먼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시계는 새롭게 고안된 세 개의 배럴과 선형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장착해 추가 와인딩 없이도 8일 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6시 방향에 위치한 선형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는 기능적인 요소는 물론,디자인적인 요소로도 충분히 훌륭하다. 문의 02-3449-5922
오리스 Big Crown ProPilot Calibre 111
이 시계는 오리스가 자체 개발한 신뢰도 높은 무브먼트 Calibre 111을 오리스의 가장 대표적인 컬렉션인 Big Crown ProPilot에 결합시킨 제품이다. Calibre 111은 기존의 Calibre 110 모델과 마찬가지로 10일간의 파워리저브 기능과 비선형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장치를 장착했다. 비선형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는 항공기의 연료 표시계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돼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문의 02-757-9866
세이코 Astron GPS Solar Dualtime SSE079J
Astron GPS Solar Dualtime SSE079J는 그 이름처럼 빛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태양광 시계이다. GPS 신호를 수신해 자동으로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 타임존에 따라 스스로 시간을 맞춰주는 최신 기술도 사용됐다. 시간 오차 수준은 10만 년에 1초 수준으로 정확도 면에서 가장 진일보한 시계로 평가된다. 블랙하드 코팅 처리한 티타늄 소재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이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문의 02-511-3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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