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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 조직’을 만드는 6가지 조건

[FORTUNE’S EXPERT] 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경영자는 직원이 일에 몰입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이를 직원 개인의 양심이나 태도의 문제로만 인식하면 곤란하다. 조직문화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 기업의 우울증은 위험 그 자체다. 리더십 부재와 흔해진 구조조정은 직원들 가슴에 서운함과 불안감을 가득히 안겨주고 있다. 경영자의 마음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경영자와 직원 서로가 섭섭하다. 경영자는 누굴 믿고 일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직원들은 누굴 믿고 따라야 하나를 걱정한다. 모두 답답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경영자는 앞으로 어떻게 조직을 바로 세우고 지금의 시련을 극복해야 할지를 절박하게 고민해야 한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고피(Rob Goffee) 교수와 존스(Gareth Jones) 교수는 지난 2015년 하반기에 ‘Why should anyone work here?(왜 여기서 일해야 하는가)’란 책을 통하여 불확실성 높은 시대에 직원들의 몰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진성 조직(Authentic Organization)’을 만드는 해법을 제시했다.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어야 일 잘하는 직원을 만들 수 있고, 진성 조직을 만들어야 진성 리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논리다. 그들의 책을 보면 저명한 인사관리 분야 컨설팅 회사인 에이온휴잇(AON Hewitt)이 수행한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그 요지는 글로벌 기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의 40%가 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남미 기업은 30%, 미국 기업은 40%, 그리고 유럽 기업은 50%의 직원들이 자신의 조직과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직에 대한 직원들의 몰입도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 듯싶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기업 직원들의 몰입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고피 교수와 존스 교수는 직장인 대상으로 4년간의 인터뷰와 분석을 통하여 직원들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진성 조직’을 만들기 위한 6가지 조건으로 ‘DREAMS’ 개념을 제시했다. 그들이 조언하는 ‘DREAMS’ 개념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D(Difference)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하라’는 것이다. 직원 개인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창조와 혁신을 권장하고 지원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다양한 경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서 자신의 경력과 역량에 적합한 차별화 요소를 학습하고 성장하기를 직원들은 원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자신이 왜 이 조직에서 일하는가에 대한 확신과 기대감을 이 조직이 자신에게 얼마나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원하는가로 판단한다. 즉 자기 조직에 대한 믿음을 자기 경쟁력 달성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판단하며, 이러한 판단이 직원들의 몰입 수준을 결정한다고 보았다.

R(Radical Honesty)은 ‘투명한 조직을 만들라’는 것이다. 조직이 현재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직원들이 전혀 모르고 있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조직에서 직원들이 가장 힘겨워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조직의 상황에 대한 정보가 차단되는 것이다. 소통 장애가 생기면 직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기 마련이고, 불안한 만큼 몰입하기도 어려워진다. 조직이 어떻게 될지, 그리고 현재 어떤 상태인지가 궁금한데 일이 손에 잡힐 리 없다. 조직에 소통 장애가 생기면 오히려 SNS를 통해 잘못된 정보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경영진에 대한 오해와 불신도 커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조직 내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해야만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

E(Extra Value)는 ‘성장 기회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조직은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터전이 아니라 삶의 가치와 자기 성장의 장(場)이란 믿음이 있어야 직원들은 몰입한다. 요즘 시대에는 과거와 같이 조직의 규모가 절대적인 매력이 될 수 없다. 이른바 100세 시대에 접어든 요즘에는 직원들에게 경제적 보상 외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이 몰입하게 된다. 역량이 뛰어난 직원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직에서 더욱 열심히 일한다. 다소 능력이 부족한 직원들도 조직이 그들의 역량개발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제공하면 진정성 있게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

A(Authenticity)는 ‘기업의 사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직은 직원에게 하나의 간판이고 버팀목이기 때문에 자신의 조직이 추구하는 사명은 조직에 대한 자부심을 결정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자신의 조직이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것 자체가 직원들에게는 몰입의 명분이 되고 그 자체가 용기를 준다. 우리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조직의 사명에 얼마나 집중하고 실천하는지는 조직에 대한 직원들의 자부심과 신뢰의 수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M(Meaning)은 ‘일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설명하라’는 것이다. 눈과 귀를 막고 월급날만 기다리며 일만 하는 직원이 얼마나 될까? 직원들은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의미가 있으며 또 얼마나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가에 민감하다. 아무리 일해도 조직 좋은 일만 된다면 누가 자신의 일에 몰입하겠는가? 아무리 단순한 일도 의미가 없는 일은 지루하고 힘겨운 법이다. 그러나 자신의 일과 직업에 대한 의미를 깨닫게 되면 몰입은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S(Simple Rules)는 ‘공정하고 일관된 원칙을 준수하라’는 게 요지다. 직원들이 조직에서 견디기 힘들어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불공정한 차별이나 원칙 없는 의사결정이다. 특히 조직의 절차가 공정하지 못하면 능력에 관계없이 모든 직원들이 조직을 떠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직원들은 조직 내 불평등과 불공정에 대해 분노하고, 그들이 분노하는 만큼 몰입은 더 어려워진다.

이상과 같이 고피 교수와 존스 교수의 진성 조직을 구성하는 6가지 조건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했다. 물론 그들의 모든 주장을 담지는 못했다. 아울러 그들의 주장이 만병통치약이거나 절대적인 해답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직원들의 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조건들이 과거에 비해 까다로워진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경영자는 직원이 일에 몰입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이를 직원 개인의 양심이나 태도의 문제로만 인식하면 곤란하다. 조직문화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가 진성 리더가 되는 것이 먼저인지 아니면 경영자가 진성 조직을 만드는 것이 먼저인지를 쉽게 결론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좋은 조직과 좋은 리더가 있는데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지 않는 양심 불량 직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신제구 교수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겸 국민대학교 리더십과 코칭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국내 주요 기업 등에서 리더십, 팀워크, 조직관리 등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한국리더십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크레듀 HR연구소장, KB국민은행 연수원 HRD컨설팅 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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