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문 후생산’ 제품군을 확대해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쇼핑몰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모바일 플랫폼이 기존 산업 체계를 빠르게 해체하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글로벌 추세에 적극 대응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16일 처음으로 선보인 모바일 플랫폼(http://makers.kakao.com) 기반의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본지 2월17일자 15면 참조
홍은택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현재 판매 중인 제품으로 현재 아트토이 피규어와 의류가 중심이지만 점차 종류를 늘릴 계획”이라며 “문화 상품과 스포츠 분야의 팬덤이 강한 스타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 상품은 최근 LP 음반을 찾는 이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LP판 제조에 앞서 먼저 주문을 받고 생산하는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게 홍 부사장의 설명이다. 시장 상황을 본 뒤 CD로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스포츠 마케팅은 프로야구 구단인 NC 다이노스와 연계해 구단의 인기 선수 유니폼이나 캐릭터 상품 그리고 사인볼과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즉 인기 선수인 에릭 테임즈의 캐릭터를 담은 티셔츠와 모자, 사인볼 등을 주문 받아 제공하는 식이다. 카카오가 지난 1월 1조8,743억원을 들여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음원 서비스 멜론을 포함해 국내 음원 사업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또 주문을 받는 기간도 기존 일주일 단위에서 제품의 생산과 소비의 사이클에 맞춰 한 달 또는 석 달 등으로 다양화 하고 최종적으로는 제품별 맞춤형 주문·생산 기간을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 사업 초기 반응이 좋다는 점을 이유로 새로운 형태의 ‘선주문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할 지 주목하고 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카카오가 모바일의 특징을 잘 살린 확장된 개념의 온라인쇼핑몰로 볼 수 있다”며 “참신한 시도로 아직은 초기지만 긍정적으로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총알 배송을 특징으로 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제품을 수령하는 기간이 긴 데도 불구하고 첫 공개 제품 10개 중 7개가 최소 주문 수량에 도달해 생산으로 이어졌다. 홍 부사장은 “첫 결과를 놓고 카카오 내부적으로 고무돼 있다”며 “취향을 저격한 제품이면 3주가 걸려도 주문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간편 결제인 카카오 페이 및 연내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며,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와의 연결도 가능하다. 이날 알려진 주차장 검색·예약 애플리케이션 ‘파크히어’ 서비스의 파킹스퀘어 지분 인수도 같은 틀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중소 영세업으로의 무차별적 사업 확장에 대한 우려는 풀어야 할 과제다. 일부 골목상권 종사자들이 모바일 플랫폼을 무기로 한 카카오가 새로운 형태의 ‘갑’으로 군림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서다. /권대경·김지영기자 kwon@sed.co.kr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MAKERS with kakao)=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014년 11월 발표한 소셜 임팩트 사업 중 하나로, ‘샘플 공개-주문-생산’ 방식의 제조공정 시스템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최소생산수량(MOQ)을 조건으로 재고 발생과 보관 등의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고용과 수익 안정을 기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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