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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4개월째 마이너스 '사상 최장'] '맑음' 없는 수출기상도… 中 소비재·IT신시장 공략해 반등 노려야

저유가·글로벌 수요 줄어 주력품목 수출 반전 어려워

단기처방 보다 바이오 등 미래 글로벌제품 개발 필요

FTA 활용,8개월 연속 감소한 對中수출 확대가 관건


수출이 14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한국 경제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선진국의 더딘 회복과 저유가가 수출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또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들이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하거나 경쟁이 치열한 업종에 집중돼 있어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정부 역시 당분간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자신하지 못하는 이유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중국 소비재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융합을 통한 정보통신기술(ICT), 가상현실(VR)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는 등 미래에 대비한 수출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출감소 반전 어렵다"=지난달 수출 역시 저유가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2월 배럴당 55.7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28.8달러로 반 토막 났다. 이 때문에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배럴당 65.9달러에서 40.2달러로, 석유화학제품 수출단가도 톤당 1,097달러에서 985달러로 줄어들며 두 제품에서만 7억8,000만달러 가까운 수출액이 증발했다. 석유화학업종의 수출감소율은 26.9%에 달한다. 이 외에 반도체, 자동차, 유화·평판디스플레이 등도 감소세를 지속했다.

13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컴퓨터(6.2%)와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2.8%), 일반기계(2.4%) 등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휴대폰은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출시에 따라 생산기지 베트남으로 가는 부품 수출이 늘어난 데 영향을 받았고 일반기계는 현대자동차가 중국 창저우에 생산시설을 지으면서 수출이 함께 늘었다. 신규 수출품목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증가율도 지난달 29.7%를 기록해 지난 1월(8.7%)보다 가팔라졌다. 대부분 신규 제품 발매에 따른 초도물량 확보, 현대차 창저우 공장 건립, 윈도10 교체 등 일과성 이벤트 효과가 있었던 품목이다. 지난달 수출의 전반적인 상황은 전년 동월 대비 18.8% 감소했던 1월에 비해 나아진 게 없는 셈이다. 더구나 2월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조업일수가 하루 많았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일시적인 요인을 빼고 나면 전반적인 품목의 수출은 10% 이내 감소로 분석된다"며 "당분간 수출감소가 갑자기 호전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2% 늘어났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유럽연합(EU) 수출도 각각 10.3%, 5.2% 증가했다. 반면 우리 수출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은 12.9% 감소했다. 전월의 감소폭(21%)에 비해 다소 나아지지는 했지만 8개월 연속 하락세다. 일본·중남미·중동 수출도 각각 15%, 6.9%, 6.0% 줄었다.

◇미래 수출 늘릴 글로벌 제품 나서야=수출이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려면 중국 경기가 살아나고 유가가 반등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두 변수가 언제 개선될지는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뾰족한 단기처방이 없는 만큼 미래 수출 산업과 제품 개발에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출액 감소는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수출국가가 모두 겪고 있다"면서 "짧은 기간에 수출을 늘리기보다는 미래에 수출을 더 늘릴 수 있는 글로벌 제품을 개발하고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ICT·VR 등은 우리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신시장으로 꼽히며 이와 함께 의료·바이오 등 전 세계적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한중 FTA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는 주문 역시 나온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우리 수출의 60%는 신흥국, 그 가운데 중국이 다시 26%가량을 차지한다"면서 "주력 품목의 수출이 줄면 소비재 수출이라도 늘려서 중국 수출을 본궤도에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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