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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이란이 건설·플랜트·에너지·산업·금융 등 경제 전 분야에 걸쳐 상호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한국의 의료보험제도 노하우를 이란에 전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한국과 이란 양국 정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제11차 경제공동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한·이란 경제공동위는 이란에 대한 서방 경제제재가 본격화한 지난 2007년 이후 중단됐다가 10년 만에 재개됐다.
양국은 크게 나눠 6가지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했고 이후 추진계획을 이번 합의 의사록에 담았다. 협력 추진 분야는 △금융·재정·관세·세제 △산업·무역·투자·중소기업 △에너지·자원·광산 △건설·인프라·해운·항만·농업 △보건·의료·환경 △문화·정보통신기술(ICT)·과학기술·전자정부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금융 분야에서는 기존 결제 보조수단인 원화결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당장 달러 결제 시스템을 만들기 어려운 만큼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또한 유로화와 엔화 등 다른 통화에 대한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서로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은 미국이 이란과의 달러화 결제를 봉쇄하는 '대이란 제재법'을 만든 뒤 이란 원화결제 시스템이라는 우회경로를 통해 일부 무역거래를 허용해왔다.
이와 더불어 현지 진출 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수출입은행과 이란 상업은행이 50억유로 규모의 기본대출약정을 체결하고 수출입은행과 이란 두 개 현지 은행은 2억달러 규모의 전대라인(Credit Line)을 개설하기로 했다.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인프라 구축 및 석유화학 플랜트 분야에서도 협력이 강화된다. 특히 댐·철도 등 대형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상호 모색하기로 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란 측이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수자원 관리, 해운협정, 항만 개발, 해수 담수화, 다목적 댐 건설 등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며 "이번에 양국이 맺은 여러 양해각서(MOU)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 장관은 이날 경제공동위 직후 이란 측과 미니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협력, 해양 플랜트 인증 합작법인 설립, 중소기업 협력, 전자무역 등 6개의 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아울러 이란 건강보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력교류와 타당성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사실상 한국 의료보험제도를 이란에 수출하는 셈이다. 이란은 한국의 의료보험제도가 우수하다고 판단해 관련 노하우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한편 주 장관은 이날 한국 기업이 이란 현지에서 겪고 있는 각종 애로사항과 사업 차질 등에 대해 이란 정부에 우려를 전달했다. 주 장관은 중단된 대림산업의 천연가스액화플랜트 건설사업(40억달러)과 이스파한 정유시설 증설 사업(20억달러)을 조속히 재개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란 측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드러냈다.
또한 이란 측은 자동차·가전·섬유 등에서 한국과의 합작 투자를 요청했고 주 장관은 한국 기업이 이란에서 겪는 통관 관련 어려움 등을 전했다. /테헤란=이혜진·서일범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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