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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개가 넘는 비과세 해외주식전용펀드가 출시됐다. 투자자들에게는 '펀드의 홍수 속'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나침반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때다. 특히 최근 해외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국면이어서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른바 '3A'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A란 위험회피(Avoid risk)·분산투자(Asset allocation)·적립식투자(Accumulation)다.
해외펀드에 투자하려면 우선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해외주식 비중을 정하고 목표 수익률을 정해야 한다.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높이는 다소 낮춰 잡는 것이 좋다. 기대 수익률보다 위험이 적은 지역이나 국가, 섹터를 찾아 투자하는 위험회피를 첫번째 투자전략으로 잡아야 하는 이유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 해외펀드에 투자한다면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올 들어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 증시도 국가별로 10~20% 정도 하락했지만, 앞으로 정책 효과에 따른 반등 속도가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이 더 빠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일본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이 과정에서 유럽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와 미국 기준금리 동결 결정 등 경기 안정을 위한 여러 국가의 정책 공조가 확인될 경우 선진국 증시의 회복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당분간은 해외 증시 움직임을 살펴본 후에 천천히 투자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투자결정을 해야 한다면 우선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험을 피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가장 전통적이며 신뢰할만한 전략은 분산투자다. 여러 지역이나 국가, 섹터에 나눠서 투자하면 한 축이 무너져도 다른 투자대상의 수익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현재 국내 펀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는 여전히 중국 비중이 높은 편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중국펀드의 순자산은 8조원 규모로 전체 해외주식펀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브릭스 펀드, 친디아 펀드 등을 통한 중국 투자까지 고려하면 중국 투자 비중은 전체 해외펀드 순자산의 절반에 달할 정도다.
반면 일본과 북미주식펀드에 투자된 자금은 각각 1조484억원과 7,209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중국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자금 일부를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펀드로 돌리는 한편 신흥국 중에서도 베트남이나 인도 등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국가별 펀드뿐만 아니라 지역별로도 자산을 나눌 필요가 있고, 헬스케어나 소비재 등 섹터별 펀드에도 자산의 일부를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에는 자산운용사들이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는 만큼 지역적으로 분산된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블랙록글로벌다이나믹펀드', '삼성글로벌선진국펀드', 'IBK다보스글로벌고배당펀드', '알리안츠글로벌이머징펀드' 'NH-CAAllset글로벌스마트베타펀드' 등은 비과세 해외펀드가 도입되기 이전부터 꾸준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상품들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7년 해외주식펀드 투자는 신흥국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집중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부작용이 심각했다"며 "전체적으로 포트폴리오에서 해외주식 비중을 정하고 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글로벌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거치식보다 적립식 투자가 안전하다. 비과세 기간이 10년인 만큼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
다만 추가로 투자하는 시기를 잘 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약세를 보일 때마다 추가 매수하는 전략을 권한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비과세 해외주식전용펀드에 투자할 때 처음부터 한도를 채워서 시작할 필요는 없다"며 "시장이 상승장이라면 거치식 투자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만큼 조정을 받을 때마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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