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원년 상장사이자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인 정보기술(IT)부품 제조사 아트라스BX가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주요 주주들은 공개 매수 가격이 낮다며 매수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혀 회사 측 의지대로 상장폐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아트라스BX는 7일 공시를 통해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밝혔다. 공개 매수가는 5만원이며 회사 측은 오는 28일까지 공개 매수에 응한 주식을 전량 현금매수할 예정이다.
아트라스BX는 자진 상장폐지 이유에 대해 “공개매수를 통해 자진 상장 폐지해 비상장 상태에서 외부환경 변화에 기동성 있는 경영체제를 갖출 것”이라며 “빠르고 유연한 경영 판단을 통해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이 공개매수를 통해 자진 상장폐지에 나서면서 이날 이 회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87%(8,900원) 급등한 4만9,600원에 마감했다.
아트라스BX가 자진 상장폐지를 하려면 지분 95%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630만주(발행주식의 68.87%)가량을 매입해야 한다. 주당 5만원으로 계산하면 약 3,100억원이 필요하다. 아트라스BX의 지난해 3·4분기 기준 유동자산이 4,04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자금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아트라스BX의 대주주는 한국타이어월드로 한국타이어의 지주사다. 한국타이어월드의 대주주는 조양래(23.5%) 한국타이어 회장과 아들인 조현식(19.3%), 조현범(19.3%) 형제 등이다.
시장에서는 아트라스BX가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이유를 자사주 매입을 통한 경영 효율화로 보면서도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트라스BX의 지난 한 달간 일평균 거래량은 1만5,000주 남짓으로 대주주가 보유하지 못한 잔여주인 630만주를 모두 매입하기 위해서는 수년의 시간이 들고 그에 따른 매입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 주주 외에도 KB자산운용(9.6%), 페트라투자자문(6.2%) 등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데다 외국인 지분율도 지난 4일 기준 27%에 달해 이들이 지분을 내놓을지도 의문이다. 특히 2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은 공개 매수 가격이 지나치게 낮은 것을 이유로 들고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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