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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9단 "이세돌이 질 경우 바둑 쇠락"

5일 농심배 최종국에서 승리한 커제 9단과 패배한 이세돌 9단이 대국이 끝난 후 복기하고 있다./한국기원




이세돌 9단의 ‘천적’ 커제 9단이 인간과 인공지능의 바둑대결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9일 중국 매체 제팡일보(解放日報)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인간이 질 경우 바둑계에 어떤 영향이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중국 바둑계 인사들에게 돌려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커제 9단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면 프로 바둑기사가 생계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에게 체스 세계챔피언 카스파로프가 패한 때를 예로 들었다. 카스파로프가 ‘딥블루’에게 패한 후 체스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런 시합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바둑은 쇠락하고 결국 소프트웨어 게임으로 변할 수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중국의 인공지능 개발 업체가 자신에게 도전장을 낸 사실에 대해서는 “우선 다른 바둑선수들을 이기고 나서야 나에게 도전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같은 질문에 다른 의견을 보인 중국 바둑 전문가도 있었다. 중국 바둑 국가대표팀의 위빈 감독은 바둑을 세계적으로 보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고, 류쓰밍 전 중국기원 원장 역시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길 경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연구하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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