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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6년 넘게 이어오던 경부고속도로의 옥외 광고를 최근 중단했다.
서울로 진입하는 관문에 위치한 광고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큰 곳이지만 비용 대비 광고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비용을 줄인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부터 6년 연속으로 이어오던 경부고속도로 서초지역(양재IC 인근) 야립(野立) 옥외 광고를 올해 1월15일부로 종료했다. 고속도로 옥외 광고는 행정자치부 승인을 받아 해당 자치구 및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관리하고 있는데 지난해 4·4분기 실시한 3차연도(2016~2018년) 광고 입찰에 삼성전자는 참여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앞서 1차연도(2010~2012년) 및 2차연도(2013~2015년) 사업에는 참여했었다.
서초지역 옥외 광고는 전국 고속도로 주변 야립 광고 중에서 단가가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 받는 곳이다.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차량이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평균 월 3,000만~4,000만원 정도인데 양재IC는 수도권 진출입로라는 지역의 특성상 2배에서 3배 정도 더 높은 광고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번에 광고를 하지 않으면서 연 12억~14억원 정도의 광고 경비를 절감한 셈이다.
서초 구간에는 총 11개의 옥외 광고판이 있다.
삼성전자가 입찰하지 않은 광고판은 아직 다른 업체가 들어오지 않아 빈 채로 남아 있다. 삼성전자가 옥외 광고를 빼면서 6년 넘게 반대편 위치에서 광고하던 LG전자와의 구도도 달라지게 됐다. LG전자는 3차 연도에도 입찰에 참여해 오는 2018년까지 광고를 이어간다.
삼성전자의 이번 옥외 광고 철수는 위기경영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경비 절감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은 15개월 만에 직전 분기 대비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반도체 사업이 부진과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악재였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6'에서도 전시 규모를 예년보다 축소했고 부대 행사도 최소화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시 저유가 등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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