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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이은태(57·사진)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신임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에 내정했다. 거래소가 공공기관의 굴레에서 벗어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상급기관 출신들이 고위 임원으로 선임되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예상된다.
거래소는 이달 말로 2년 임기가 만료되는 김원대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의 후임으로 금융감독원에서 금융투자부문을 담당했던 이 부원장보를 내정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거래소는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 결의와 이사장 제청을 거쳐 금융위원회의 임명을 받아 이 부원장보를 신임 유가증권시장본부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차기 유가증권시장본부장으로 내정된 이 부원장보는 경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84년 금감원의 전신인 옛 증권감독원으로 입사해 증권감독국과 공시감독국·증권검사국 등을 거쳐 공시심사실장과 복합금융서비스국장·금융투자감독국장·회계감독국장 등을 역임했다. 증권 감독·검사 분야의 오랜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4년 4월에는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로 선임돼 2년간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감독업무를 맡아왔다. 특히 지난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던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금융투자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선제적으로 집중 점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부원장보의 내정으로 거래소는 또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래소는 지난해 초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후에도 같은 해 5월 금융위 출신의 이해선 시장감시위원장에 이어 올해는 금감원 출신의 이 부원장보가 거래소행을 택하면서 아직도 인사에 상급기관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거래소 내 부이사장 5명 중 2명이 외부 관료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한편 거래소는 임기 연장 없이 물러나는 김 본부장을 시작으로 부이사장급 임원들의 임기 만료 시점이 줄줄이 다가온다. 5월에는 김재준 코스닥시장본부장이 2년 임기가 만료되고 7월에는 강기원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이 3년 임기를 모두 채우게 된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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