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의 모토는 국민 자산 늘리기 아닙니까. 공격적인 운영보다도 변동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김분도 대우증권 랩운용부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강당에서 열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설명회에서 ISA 상품 구성의 제1 원칙을 이 같이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각 증권사는 이 같은 상품 구성 원칙에 따라 초고위험·고위험도의 일임형 ISA에서도 주가연계증권(ELS) 등 비교적 리스크가 높은 상품을 제외했다. 수수료도 기존 랩어카운트(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ELS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절세 효과도 높아 ISA에 편입해야 할 대표 상품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이날 한국투자증권·현대증권 등 설명회에 참석한 ISA 담당자들은 “일임형 ISA에서 ELS를 뺐다”고 입을 모았다. 총 8개 증권사가 공개한 모델 포트폴리오 수는 총 65개. 고위험·초고위험으로 분류되는 유형의 모델 포트폴리오에서도 ELS는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외 주식·채권 펀드, 상장지수펀드(ETF)와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비교적 안전상품이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됐다. 이는 증권사들이 절세 효과보다도 안정성에 우선 순위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문진철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부장은 “ELS는 시장 변동성에 따른 중도 환매 부담이 크다”며 ELS를 배제한 이유를 설명했다. 성인모 금투협 WM서비스본부장도 “지난해 H지수와 연계된 ELS 등이 실적이 좋지 않았던 데다, 주식 시장 전망 역시 밝지 않다”며 “이 때문에 증권사들이 ELS 편입의 적기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임형 ISA에 가입했어도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자가 ELS 편입을 원할 경우 증권사에 요청하면 된다. 신탁형 ISA 가입자들은 직접 투자 대상을 지정해야 하기 때문에 ELS에도 투자할 수 있다. 서민들의 절세 상품으로 등장한 ISA 특성상 고위험 상품을 추천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초고위험도로 분류되는 일임형 ISA라 해도 다른 금융투자상품보다 리스크의 수준을 낮출 수 밖에 없다.
같은 이유로 수수료 역시 예상보다 낮아졌다. 금투협에 따르면 일임형 ISA의 평균 수수료는 위험도에 따라 0.1~1.0%로 업계 예상보다 낮았다. 기존 펀드·랩어카운트처럼 투자 리스크가 커질수록 높아지는 수수료 체계를 택하되, 수수료 자체는 2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이 금투협의 분석이다.
한편 이날까지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일임형 ISA 모델 포트폴리오는 총 108개로 집계됐다. 초저위험·초고위험 모델포트폴리오의 수는 이 중 30개에 그쳤다. 증권사 19곳이 오는 14일 ISA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금투협은 “조만간 온라인 ISA 가입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주희기자·박민주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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