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코스피시장에서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 7일 종가 대비 12.6%(2만9,000원) 오른 2만6,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1년 신고가를 기록했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지난 7일 출시한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이 매출 5위를 기록함에 따른 상승이라는 평가다.
주가 상승은 기관이 주도했다. 기관은 지난 10일 엔씨소프트 주식을 259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지난해 11월4일 이후 최고 매매량이다. 이날 기관의 가장 많은 매수 물량이었다.
지난 2월5일 32.7%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보유율도 10일엔 33.23%까지 약 10만주 가량 보유 주식도 늘렸다.
올해는 엔씨소프트의 체질 개선이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해로 평가된다. 그간 엔씨소프트 성장성에 방해가 됐던 두 가지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첫번째는 경쟁사이자 과거 최대 주주였던 넥슨과의 경영권 문제가 지난해 말 넥슨이 가지고 있던 엔씨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서 관계가 청산됐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게임시장이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변하는 시기에 다른 경쟁사와 달리 엔씨소프트만 거의 유일하게 모바일게임을 출시하지 않고 온라인게임에만 집중했다.
엔씨소프트는 본격적으로 10여종의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올해 안으로 내놓는다. 또 현재 미공개로 개발 중인 모바일게임도 10여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모바일게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11월 열린 부산서 열린 게임박람회 ‘지스타 2015’에서 김대표는 “엔씨는 온라인게임이 주력이지만 모바일게임도 개발하는 단계”라며 “엔씨가 개발 중인 모바일게임도 자신있다”고 올해 모바일게임 공략을 선포했다.
특히 모바일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 시장보다 수익성이 더 좋다. 국내 시장만 봐도 매출 상위 10위권 게임들의 평균적인 일매출은 1억원~3억원 정도다. 모바일게임도 이와 비슷한 3억원~5억원 가량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나아가 모바일쪽은 온라인과 달리 손쉽게 글로벌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은 더 증가한다.
엔씨소프트의 유명한 게임 지적재산권(IP)이 모바일시장에서 성공적인 안착에 유리하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중국, 동남아, 북미 등에서 잘 알려진 IP가 현재 모바일게임으로 개발 중에 있다. 이 덕분에 해당 시장에서 엔씨의 게임을 손쉽게 마케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본력도 높아 투자, 개발, 마케팅 등도 무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엔씨의 순현금성자산만 지난해 초 기준 8,900억원 가량으로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인 네이버(1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막대한 현금보유료 향후 인수합병이나 대규모 글로벌 마케팅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 나아가 지난 1월 엔씨소프트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본력을 더 늘리기도 했다.
엔씨의 3대 주주인 넷마블과 협력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1위 사업자 넷마블의 모바일 노하우를 활용해 넷마블과 엔씨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중국시장서 선전하고 있는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이 장기적으로 흥행한다면 엔씨의 기업가치는 역대 신고가도 기록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중국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5위인 블레이드앤소울의 일매출은 약 20억원~30억원인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보통 중국 10위권 게임의 일매출은 20억원 정도다. 텐센트 수수료 20%(업계 추산)를 떼면 연간 순이익만 600억원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 게임 하나만으로 순이익만 600억원이 추가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현재 주가는 더 높게 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당기순이익(1,664억원)에 중국서 벌어들이는 이익분(600억원 추산)을 합치고 PER를 30으로 가정하면 적정주가는 30만원~32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현재 PER 수준인 20배로 잡아도 현재가격(16만원대)보다 높은 20만원~22만원을 넘는다는 계산이 나오며 성장성은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이유로 증권사들은 리포트를 통해 엔씨의 올해 실적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올해 매출액은 9,700억원, 영업이익 3,16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보다 각각 16%, 33% 증가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3분기 리니지RK, 4분기 리니지LMS를 각각 출시하면서 신규 모바일게임 모멘텀이 최대로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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