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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랠리] 해외발 훈풍에 외국인 연일 '바이 코리아'… 장기 박스권 돌파하나

환율·유가·정책공조 등 대외변수 안정세 전환

원·달러 환율 하락… 외인 자금 추가유입 기대속

일각선 "경기회복 불투명… 추세적 상승 힘들 듯"


한국 증시가 환율하락, 유가상승, 글로벌 정책 공조 등 해외발 훈풍에 힘입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던 외국인은 원화강세와 국제유가 반등 속에 이달 들어서만 2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상승을 이끌고 있다.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들의 증시 상승세와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은 수준으로 지수가 상승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의 전망은 엇갈린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추세적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과 기업 실적둔화 등 추가 상승동력이 부족하다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4%(0.86포인트) 오른 1,972.27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1,985.90까지 치솟으며 올해 처음으로 장중 1,98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0.27%(1.88포인트) 오른 691.05에 마감하며 나란히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 증시가 뚜렷한 호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일 상승하고 있는 것은 환율·국제유가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이 눈에 띄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올해 초 국내 증시에서 중동계 자금의 이탈을 부추겼던 국제유가는 최근 반등세를 보이면서 이제 바닥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실제 국제유가의 바로미터 격인 북해산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1월 12년 내 최저치인 배럴당 27달러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40달러로 50%가량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 발표 등으로 글로벌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면서 그동안 증시를 짓누르던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서서히 누그러지기 시작한 것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초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중국발 쇼크가 진정되고 유가 등 대외변수들도 점차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신흥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완화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중국·일본 등 경기부양을 위한 글로벌 정책 공조의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외국인이 최근 원·달러 환율하락(원화강세)에 힘입어 환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사들이는 것도 지수상승의 원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5일(1,238원80전)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원 내린 1,186원10전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가격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외국인의 환차익 욕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외국인이 이달 들어 9거래일간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이미 2조원을 넘어섰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현재 환율로 달러나 유로로 환산한 코스피는 여전히 가격매력이 돋보이는 구간"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1,150원까지 떨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환율과 유가, 국제공조 정책 등 그동안 국내 증시상승을 이끌어 온 변수들이 안정화하면서 코스피지수가 장기 박스권 돌파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과 통화정책의 약발이 약해져 추가 상승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변수들이 안정되는 가운데 이번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온건한 통화정책의 기조가 재확인된다면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증시도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로 예상했던 코스피의 연중 고점이 상반기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대외여건 개선에 힘입어 2,000선 돌파를 시도할 수는 있다"면서도 "여전히 글로벌 경기회복의 신호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신뢰도마저 낮아진 만큼 추세적 상승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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