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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급락하며 불안감을 높였던 주식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이유는 대내외 환경이 급격하게 좋아졌기 때문이라기보다 각국의 정책 공조로 글로벌 경제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때 26달러대까지 급락했던 유가는 어느덧 38달러대로 올라서 단기간에 45%가 넘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연초 주가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줬던 유가가 안정되자 글로벌 주식시장도 강세로 돌아섰다. 유가가 오른 가장 큰 원인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아니라 석유생산국들의 원유생산량 감산과 생산량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급이 축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감산을 결정한 상황이 아니어서 아직 하락 우려감이 남아 있어 추가상승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전과 같은 급락 우려에서는 벗어났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최근 통화정책은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서면서 투자심리 회복에 힘을 실어줬다. 시장은 이제 ECB에 이어 이번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상과 관련해 과연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걱정에 글로벌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중국도 각종 경기부양책들을 제시하며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변화를 반영해서인지 최근 이머징마켓으로 글로벌 자금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이 반등 흐름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강화됐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최근 단기간에 2조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지수상승의 주된 원동력이 됐다. 돈의 위력을 보여준 셈이다. 이머징마켓으로 자금이 언제까지 얼마나 더 유입될지는 알 수 없지만 외국인 자금이 더 유입된다면 지수의 안전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지수가 반등하면 할수록 국내 기관의 매도압력이 강화되고 최근 외국인의 매수 강도도 점차 약화되고 있어 추가상승의 강도는 점차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최근 우호적으로 변화된 대외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 나오는 정책들이 기대치를 밑돈다면 언제든지 상승흐름이 반대로 바뀔 수도 있다.
시장은 아직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자제력을 잃으면 어떤 국면에서든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냉정하게 시장을 판단하고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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