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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또 운임하락… 힘겨운 해운

■ 경영정상화 길목서 엇갈리는 두업종

'선박 아예 묶어 공급량 줄이기'… 고육지책에도 운임 최대 70%↓

올해도 따뜻한 봄은 물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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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상화를 위해 갈 길 바쁜 해운업계가 올해 들어서도 지역에 따라 최대 3분의1 토막이 난 운임 때문에 극심한 봄 가뭄을 겪고 있다. 강제로 운임을 올려봐도 과도한 경쟁 탓에 금세 제자리로 돌아와 버리고 선박을 아예 묶어서 공급량을 줄이는 고육지책까지 내놓아도 납작 엎드린 운임은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330~370선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아시아~미 서부' 컨테이너 운임은 FEU(12m길이 컨테이너 1개)당 884~1,005달러, '아시아~유럽' 컨테이너 운임은 TEU(6m길이 컨테이너 1개)당 231~257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BDI가 548~568달러, 미 서부는 1,921~2,009달러, 유럽은 816~938달러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지역이나 화물 종류에 따라 적어도 30%, 많게는 70%까지 운임이 폭락했다. 특히 유럽 컨테이너 운임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6월(TEU당 205달러)에 근접할 정도로 부진이 극심하다.

매년 1·4분기는 전통적으로 해운업계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게 해운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운임이 떨어질 때 해운업계가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은 월초 시장공급자(해운사) 주도로 이뤄지는 운임인상(GRI)이 있지만 공급과잉으로 선사 간 경쟁이 극심하다 보니 2~3일 만에 금세 가격이 떨어져 GRI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또 다른 카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선박을 묶어두고 운항하지 않는 계선을 통해 공급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시장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달 계선량은 346척, 143만TEU로 전체 선박 중 계선율 7.1%를 기록, 2009년 이후 최대치지만 워낙 선복량이 넘치다 보니 효과가 크지 않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은 "선사들이 계선을 더 늘릴 것으로 보여 운임 하락폭은 작아지겠지만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악의 시황 때문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이번 분기에도 지난해에 이어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HMC투자증권 등 증권사 4곳은 한진해운이 이번 분기 영업손실 925억원(평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현대상선도 운임을 고려할 때 적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 1·4분기만 하더라도 미주 운임 강세와 유가 하락에 힘입어 양대 선사가 반짝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따뜻한 봄은 꿈꾸기 어렵게 됐다.

특히 해운사들은 정부의 자금 지원 기준인 부채비율 400%를 맞추기 위해 자산매각과 사재출연, 모기업 지원 등 온갖 노력을 쏟아붓는 상황이어서 이번 적자는 더 뼈아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황 회복이 더뎌 경영정상화를 위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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