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직건강도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상습적인 야근과 상명하복식 업무지시, 비합리적 평가시스템 등으로 기업조직이 병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기업의 77%는 조직건강이 ‘글로벌 하위권’이고, 중견기업의 91%는 ‘약체’로 나타났습니다. 정창신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직장인 김동환씨는 일주일에 3일 정도 야근을 합니다. 밀린 업무는 일과 이후에 처리하고 있지만 늘 시간이 부족합니다.
[녹취] 김동환 / 30세, 직장인
“야근을 자주할 수 밖에 없어요. 일이 많아서. 다음날 피곤하기도 하고…”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직장인의 업무생산성은 45%. 일반직장인의 업무생산성인 57%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밤늦게 까지 일해 봤자 업무성과가 떨어지는 이른바 ‘야근의 역설’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는 작년 6~9월 국내기업 100곳, 임직원 4만명을 대상으로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를 진단한 결과 국내기업의 77%가 조직건강에서 글로벌 하위권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상습적 야근, 비효율적 회의 등 후진적 기업문화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조사대상 100개사 중 조직건강도를 조사한 결과 글로벌기업보다 약체인 기업은 77곳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견기업은 91.3%가 하위수준으로 평가돼 조직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반면 상위수준으로 진단받은 기업은 23곳에 그쳤습니다.
조직건강을 바라보는 경영진과 직원간 시각차도 뚜렷했습니다. 경영진은 자사의 조직건강을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한 반면, 직원들은 최하위 수준으로 진단했습니다. 특히 리더십, 문화·분위기, 방향성에서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인터뷰] 전인식 /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
“이번 진단결과 우리 기업문화의 근본원인이 비과학적 업무프로세스하고 비합리적인 평가시스템, 그리고 리더십 역량부족 등 세개 부문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전근대적인 기업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을 마련해서…”
여성인재에 대한 핸디캡과 편견도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전히 평가·승진에 불리하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깝게 나왔습니다. 여성 야근일수는 2일로, 남성 2.3일보다 적지만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수준으로 지적됐습니다.
다만 구태로 지적받던 회식문화는 업무·개인생활에 지장을 주는지 묻자 76.7%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경제TV 정창신입니다.
[영상취재 장태훈 /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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