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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못만드는 경제 '청년고용 쇼크'

청년실업률 12.5%로 1999년 이후 사상 최악

전체 실업률도 4.9%로 껑충… 6년만에 최고치


봄이 왔지만 김민재(29·가명)씨 마음은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이다. 3년 전 광주 모대학 중국어과를 졸업한 김씨는 지난 1월 9급공무원 시험에서 또 떨어졌다. 김씨가 대학시절부터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던 것은 아니다. 중국어과가 취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김씨는 결국 공무원으로 진로를 바꿨다. 김씨는 "급한 마음에 7급·9급 시험을 닥치는 대로 보고 있다"며 "주변 친구들을 보면 우리나라도 청년실업률이 50%에 이른다는 스페인을 닮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월 청년실업률이 12.5%로 199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실업률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을 겪던 2010년 2월 수준으로 치솟았다. 정부는 설 연휴와 졸업시즌, 9급공무원시험 응시인원 급증 등의 계절적·일시적 요인이 겹쳐 일어난 현상이라는 진단을 내놓았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다 우리 경제의 만성적 저성장, 산업구조 변화, 지지부진한 노동개혁 등이 고용시장 악화의 근본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실업자 수는 56만명으로 1년 전보다 7만6,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12.5%로 뛰었다. 12%대의 청년실업률은 1999년 6월 실업자 기준 변경 이후 최악의 지표다.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10월 7.4%에서 11월 8.1%, 12월 8.4%, 올 1월 9.5%로 계속 증가세를 보여왔다. 2월 청년층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 대비 1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실업자는 7만6,000명이나 늘었다. 전체로 봐도 2월에 늘어난 취업자는 22만3,000명으로 지난해 4월의 21만6,000명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체 실업률마저 4.9%로 2010년 2월(4.9%)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 우려를 더한다.



통상 2월은 대학 졸업과 기업·공무원 채용시즌이 겹쳐 다른 달보다 실업률이 높다는 게 정부 분석이지만 이 같은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더라도 정년연장과 통상임금, 지지부진한 노동개혁 등 악재가 쌓여 앞으로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저성장 터널 진입 이후 고용창출이 급격히 떨어져 청년층이 일자리를 아예 포기하는 상황을 연출했던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자료에서 "우리 노동시장이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은 세계 경제 불안 등 대외요인과 더불어 노동개혁·경제활성화 입법 지연 등 대내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권의 조속한 입법처리를 촉구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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