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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무기도 없이… 샤오미, 한국 왜 왔나

직판도 아닌 총판 계약, 스마트폰 등은 출시 안해

"韓 시장 소 닭 보듯"… 공들이는 화웨이와 대조

국내 통신규격·특허분쟁 우려 '직접 공략' 못한 듯

"저희 회사는 원래 한국 진출 계획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대기업을 포함해 총판 계약권을 달라는 30여개 업체가 몰리면서 이번에 한국에 총판을 내어주게 된 것입니다"(주 샤오웨이 샤오미 생태계팀장)

가성비 좋은 저가 전자제품으로 유명한 중국 샤오미가 16일 공식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국내 유통업체를 총판으로 삼은 간접 진출인데다가 주력인 휴대폰이 아닌 비주력 제품만을 출시키로 해 한국 시장을 '소 닭보듯' 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사게 됐다. 한국에 직접 법인을 세워 고용, 투자를 하는 등 정성을 쏟는 중국의 또 다른 전자업체 화웨이와는 비견된다.

샤오미는 이날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중소 유통업체 여우미와 한국 총판협약식을 열었다. 샤오미는 이와 별도로 또 다른 국내 유통사인 코마트레이드와도 총판 계약을 맺고 두 유통사를 통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판매 제품은 전자제품용 보조배터리, 나인봇, 체중계 등 35개 품목이다.

스마트폰 등은 출시대상에 포함돼지 않았다. 주 팀장은 협약식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스마트폰의 한국 유통계획은 아직 회사로부터 듣지 못했다"며 "이번 총판계약에 스마트폰, 태블릿PC, TV 판매 내용은 빠져있다"고 전했다. 샤오미측은 애초에 이번 한국 총판 설립도 자사가 주도적으로 계획해 추진했다기 보다는 국내 유통사들의 요청이 쇄도해 내줬다는 투로 설명했다.

중국 경쟁사인 화웨이 행보와 비교하면 샤오미가 '한국을 전략 시장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의 경우 2007년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태블릿PC 등을 판매하다가 2014년말 LG유플러스와 계약을 맺고 스마트폰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반면 샤오미는 현재 대만, 홍콩,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전략 시장으로 삼고 있다.



샤오미가 한국 진출에 관심이 없다기보단 못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선 국내 통신 규격 등에 맞는 스마트폰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첫 번째 근거다. 한국에서 유통되는 스마트폰들은 이동통신사들이 채택한 롱텀에볼루션(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 방식(VoLTE)를 채택하지만 국제 표준은 아니다. 따라서 해외 제조사들이 한국 시장에 정식 유통하려면 VoLTE방식을 적용시킨 뒤 우리 정부당국 등으로부터 관련 인증 등을 거쳐야 하는데 샤오미가 아직 그럴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했을 수 있다는 게 전자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두번째 근거로는 샤오미의 아킬레스건인 특허 논란 등이 꼽힌다. 샤오미가 근래에 내놓았던 주요 스마트폰 등은 삼성전자나 애플 등의 제품과 디자인, 기능 등에서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자칫 국내에 자사 제품을 출시했다간 곧바로 특허소송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샤오미는 미국과 인도 등에서 특허침해 소송을 당한 상태다.

/김창영기자 kc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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