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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미국·일본·노르웨이·네덜란드 등 5대 글로벌 연기금(운용자산 규모 기준)을 제치고 기금운용 수익률 1위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민연금이 주요 선진국의 연기금을 따돌리고 수익률 선두에 오른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16일 서울경제신문이 한국의 국민연금(NPS)을 비롯해 일본 공적연금(GPIF),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네덜란드 공적연금(ABP),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 5대 글로벌 연기금의 2015년 결산 및 중간 성과갱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이 4.57%로 가장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지난해 8월 국민연금의 자산운용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오는 2017년부터 5개 글로벌 연기금의 수익률을 비교하기로 한 가운데 이들 연기금 간 수익률 비교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전 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도 국내 대체투자(8.98%)와 해외 대체투자(14.90%) 부문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다른 연기금을 따돌렸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기준 대체투자 부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5조9,000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7년 만에 글로벌 기금운용 수익률 1위 자리에 올랐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운용자산(512조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채권(57%)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주식투자의 수익률이 1.67%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기간 시장 수익률(3.38%)보다 2.21%포인트 낮은 수치다. 시장 대비 1.50%포인트 웃도는 해외 주식 수익률과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해외 대체투자 수익률(14.90%) 역시 원·달러 환율 상승효과가 반영돼 있어 일각에서는 이번 선두 탈환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세계 3위 규모로 성장한 국민연금이 다른 글로벌 연기금과 비교해 운용능력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연기금인 일본 GPIF(운용자산 1,367조원)의 지난해 수익률은 1.8%로 2011년(2.32%) 이후 가장 낮았다. 엔화약세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식(46.2%), 채권(51.3%)에 편중된 투자 포트폴리오가 기금운용 수익률의 발목을 잡았다.
2위 연기금인 노르웨이 GPFG(997조원)도 주요 투자처인 신흥국 증시 부진으로 지난해 수익률이 4년 만에 최저치인 2.7%에 그쳤다. 국민연금(512조원)에 이어 4위 규모(442조원)인 네덜란드 ABP의 지난해 6월 말 성과갱신 기준 수익률은 4.1%로 집계됐다. 아직 연말 기준 성과를 공표하지 않았지만 ABP의 연간 수익률은 4.1%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연기금의 한 관계자는 "ABP의 수익률은 지난해 1·4분기 8.8%를 기록한 후 2·4분기에는 -4.3%로 급감했고 나머지 2개 분기에서 이를 만회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CalPER(340조원)의 지난해 결산 기준 수익률은 2.4%로 국민연금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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