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미국발 정책 효과의 훈풍을 타고 올 들어 처음으로 장중 2,000선을 돌파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확대 조치에 이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동결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나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에도 안도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지표 회복과 기업 실적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박스권 돌파를 향한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66%(13.09포인트) 오른 1,987.99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000.30까지 치솟으며 3개월여 만에 2,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기준으로 2,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24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가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장중 2,000선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정책 공조 효과가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과 유럽중앙은행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까지 통화정책 공조에 나서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오는 6월 FOMC 회의 이전까지 위험자산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정책 공조의 효과는 신흥국 통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 수급 개선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하루에만 4,2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벌써 2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시 매매패턴을 고려해볼 때 향후 3~4개월간 10조원 이상의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물경기 지표 회복과 기업 실적개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글로벌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단기 상승의 호재를 넘어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