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건설이 부채 상환을 연장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20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자회사 두산건설이 지난 2013년 발행한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 우선주(RCPS)를 투자자들로부터 인수해 시장에 되파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건설의 RCPS는 오는 12월16일 만기가 오는데 두산중공업이 이를 사들여 다시 팔면서 2~3년 후로 만기를 연장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RCPS는 채권처럼 만기 때 상환 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로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분류된다. 두산건설 RCPS는 주주 간 계약으로 두산중공업이 신용을 보증해 연 6.5%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긴급히 두산건설 구하기에 나선 것은 최근 두산 계열사들이 잇따라 신용등급 하향 조치를 당하면서 RCPS 투자자들이 자금을 조기 회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다음주부터 기관투자가들이 RCPS 조기 정산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용을 보증한 두산중공업이 조기 정산 물량을 모두 사서 다른 투자자들에 되팔겠다"고 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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