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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인 창업투자회사 제미니투자가 주요주주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선언에 6거래일 만에 주가가 두 배 넘게 뛰었다. M&A 기대감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주주들 간 진흙탕 싸움에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유통주식 수가 적어 '품절주'라는 이름으로 급등락을 보였던 코데즈컴바인과는 거래량 등에 있어 차이를 보이지만 급등락에 개미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제미니투자는 21일 전일 대비 11.54% 오른 2,1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직전인 지난 14일(965원)과 비교하면 6거래일 만에 무려 125.39%나 급등했다. 제미니투자는 최근 이상 급등을 이유로 18일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제미니 주가는 최대주주 변경으로 급등하기 시작해 최대주주 변경에 불만을 품은 주요 주주의 적대적 M&A 선언에 불이 붙었다. 2월 제미니는 12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아인파트너스로 증자가 완료되는 4월 최대주주로 올라 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개월도 채 안 된 지난 4일 제미니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손영호씨는 자신의 지분 14.58%(35만주)를 50억원에 페가수스PE의 더리미트제1호조합에 매각하며 최대주주를 페가수스PE로 변경했다. 증자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최대주주를 변경한 것이다.
이 와중에 주요주주인 애니메이션 업체 고구미가 적대적 M&A를 선언한 14일부터 주가는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고구미는 장외에서 제미니 주식을 사모아 지분율을 6.89%까지 늘린 데 이어 제미니의 추가 증자를 막기 위해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주요주주의 지분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주요 주주 간 M&A 이슈가 주가 급등의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급락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진흙탕 싸움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김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시장감시1팀장은 "이번에 최대주주가 변경되며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경고 종목으로 지정이 됐다"며 "추가로 60% 이상 상승할 시 위험 종목으로 분류가 돼 매매거래 정지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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