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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시즌인 가을철 반짝하던 배당주가 사계절 투자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 저금리에 증시 불확실성마저 커지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배당주와 배당주 펀드 투자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21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국내 배당주펀드에는 총 2,331억원이 순유입됐다. 연초 하락장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유형별 주식펀드 중에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특히 최근 한 달 새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조1,019억원이 빠져나갈 정도로 환매가 지속되는 가운데도 배당주펀드에서는 451억원이 순유출되는 데 그쳤다.
펀드별로는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C'펀드에 1,566억원이 들어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들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이 펀드는 고배당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며 연초 기준으로 주요 편입 종목은 삼성전자·아모레퍼시픽우선주·LG·GS·맥쿼리인프라·LG유플러스 등이다.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투자자들이 위험은 낮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투자처를 선호하는 성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배당주 투자는 배당시즌을 앞두고 9~10월쯤 주목받다가 주가가 떨어지는 연초에는 열기가 식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으로 실제 상장사들의 배당도 매년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배당주가 재테크 투자 테마로서 인기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까지 배당을 공시한 코스피200 기업의 기말 현금배당 규모는 16조4,800억원으로 2014년 결산 대비 29% 증가했다. 특히 최근 상장사들의 지난해 결산이 마무리되면서 배당소득증대세제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고배당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제도는 고배당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에 배당금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을 15.4%에서 9.9%로 줄여준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고배당기업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 신청을 할 수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현재 고배당기업 기준을 통과한 기업은 현대증권·진양산업·지역난방공사 등 유가증권 상장사 53개, 인포바인·이베스트증권·지에스이 등 코스닥 상장사 45개로 집계됐다.
아울러 시장 전문가들은 당장 배당수익률이 높지 않더라도 꾸준히 배당을 늘리고 있는 고배당 예상 종목이나 이들을 담은 배당주펀드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올 들어 배당주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4.67%)을 기록하고 있는 '유진챔피언배당주[자](주식)A'도 인바디·한샘·KB손해보험 등 대형주보다 성장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성장주 투자전략은 올해도 유효하다"며 올해 배당성장 예상 종목으로 휴온스·케이씨텍·리노공업·삼진제약 등을 꼽았다.
/박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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