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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자가 70만명을 돌파했다. 판매 창구가 많은 은행이 ISA 제도 시행 초기 증권사에 우위를 점한 가운데 1인당 투자금액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불완전 판매를 밀착 감시하되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 1만원 통장'에 면죄부를 씌워줬다. 금융권의 현재 영업·마케팅 전략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출시한 ISA의 가입자 수가 전날 기준으로 70만6,672명을 기록하고 가입금액은 3,56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관별 가입자 수는 은행이 65만9,679명으로 전체의 93%를 차지했다. 증권사는 4만6,789명의 가입자를 받았다. 가입 유치 금액은 은행이 2,187억원(61%), 증권사는 1,372억원(39%)으로 각각 집계됐다. 시행 첫날과 비교해 증권사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판매망이 넓은 은행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
전체 ISA 가입자의 평균 가입액은 50만원으로 시행 초기(34만원)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 다만 증권사(293만원)와 은행(33만원)의 1인당 평균 가입액 수치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은행의 ISA 계좌 중 상당수는 1만원 이하의 소액만 담겼기 때문이다.
금융사의 실적 중심 영업활동으로 '1만원 짜리 계좌'가 무더기로 나온 게 아니냐는 지적에 금융당국은 중·장기적으로 납입 금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선을 그었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은행에서 주로 나타난 1만원 계좌는 다양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ISA가 최소 3~5년 동안 가입해야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시행 초기 단계에서 부정적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사가 임직원을 통해 영업을 독려하거나 경품·특별판매 상품을 내건 마케팅 활동을 해도 별도로 규제하지 않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김 사무처장은 "금융사의 적극적인 영업이 반드시 불완전 판매라고 여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도 "투자자가 부당하게 손실을 보지 않도록 불완전 판매 관련 감시는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ISA 온라인 가입(4월), 수익률 비교 공시 시스템(5월),계좌 이전(6월) 제도가 차례대로 시행되면 투자 열기가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민구기자 mingu@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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