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달부터 투자일임업 등록을 마친 은행의 일임형 ISA 출시가 가능해집니다. 증권사 고유영역인 투자일임업이 ISA에 한해 은행에 허용된 것은 은행권의 강력한 요청에 의한 것이었는데요.
은행의 고객 자산관리 역량을 판가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증권사 인력을 이용한 용병싸움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훈규 기자입니다.
[기자]
은행들이 일임형 ISA 출시를 앞두고 외부에서 투자운용역 등 전문인력을 긴급 수혈하고 있습니다. 투자일임업을 처음 해보는 은행들로서는 증권사 경력자의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일임형 ISA는 신탁형과 달리 고객이 투자 지시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입자는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추어 금융사가 제시하는 모델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ISA에 담을 금융상품들은 가입자가 선택한 모델포트폴리오의 운용전략에 따라 금융사의 전문운용인력이 가입자 대신 선정합니다.
금융사의 역량에 따라 가입자의 수익률이 달라지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오는 6월부터는 분기마다 금융회사별 ISA 운용 수익률이 공개됩니다. 이렇게 되면 일임형 ISA 초기 수익률이 고객들의 금융사 선택 기준이 되는데,일임업 경험이 없는 은행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용병들에 내맡기고 있는 셈입니다.
신한, 국민,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은 이번달 증권사 경력직들을 대상으로 채용 모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증권사 근무 경력 3년 이상 경력자를 대상으로 했고, 전문직 형태로 계약기간은 1년입니다. 근무성적평정결과 등에 따라 1년 단위 재계약이 가능하다는 조건도 달았습니다.
금융위는 ISA에 한해서만 은행의 일임업을 허용했는데, ISA 가입은 2018년까지만 가능합니다. 가입기간 5년을 감안해도 2023년 이후에는 투자운용인력들이 은행에 남을 이유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일임형 ISA를 위한 용병인 셈입니다.
은행에서는 ISA 이후 이 인력들을 PB로 전향시키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투자운용인력들이 업을 바꿔가며 은행에 남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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