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부상열차는 건설비가 지하철의 반값인데다 바퀴 등에 대한 교체 수요가 없어 유지비도 더 쌉니다.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개발한 만큼 인천에서 세종시까지 선제적으로 자기부상열차를 놓았으면 합니다."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 개통식을 하루 앞둔 지난달 2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본원에서 고광본 정보산업부장 등 취재진과 만난 임용택(60·사진) 한국기계연구원 원장은 자기부상열차를 앞으로 더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89년부터 27년에 걸쳐 97%나 국산화한 기술인 만큼 시장이 없다고 주저할 게 아니라 우리가 선제적으로 나서 글로벌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원장은 "자기부상열차는 기계연과 현대로템이 설계부터 디자인·제작까지 국산화한 기술로 우리가 그동안 약했던 시스템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는 게 중요하다"며 "자기부상열차는 환경 유해 영향이 적고 탈선 염려가 없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임 원장이 구상하는 자기부상열차의 용도는 우선 도심용이다. 노면전차(트램)처럼 자동차 운행에 방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70~80㎞ 속도만 낼 수 있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었다. 자기부상열차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접촉이 없이 떠다니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2006년 독일에서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충돌 사고로 20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이를 포기했지만 이후 기술 개선이 많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임 원장은 자기부상열차 시장이 한중일 3국 대결로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이미 자체 기술을 활용해 나고야에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를 세계 최초로 개통하는 등 가장 앞서가는 나라이고 독일에서 수입한 열차를 상하이에서 운영 중인 중국도 국산화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임 원장은 "중국이 최근 일본에 기술자들을 대거 보내는 등 맹추격 중이라 조만간 자체 기술 열차를 개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대전=윤경환기자 ykh22@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