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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원 금통위원 "지금 경제상황은 그레이 스완"

"통화정책만으로 경기 대응 한계"

정순원 금통위원

최근 경기침체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의 지적이 나왔다. 다음달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 조정하더라도 금리 인하가 동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순원(사진) 금융통화위원은 23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유럽과 일본의 최근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구조적 문제에서 야기된 경기침체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경제환경에서 세계 경제가 견조한 성장궤도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선진국·후진국 할 것 없이 장기적인 시계에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이어 "수요 회복과 공급 개선을 동시에 추진해야 소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구조개혁과 규제완화 등을 통해 서비스업 및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등 성장 모멘텀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수출 부진과 원화 강세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금융시장의 분석과 거리가 있다. 다음달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에서 2%대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



정 위원은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을 '그레이 스완(gray swan)'이라고 요약했다. 그레이 스완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적지 않은 위험이 남아있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세계 경제 상황은 지난 30여년에 걸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이라며 "중국 금융시장, 미국 통화정책, 국제유가 등 그간 불확실성이 높았던 요인들이 비교적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정 위원을 비롯해 하성근·정해방·문우식 위원 등 4명의 금통위원은 다음달 19일 마지막 금통위에 참석하며 이튿날인 20일 퇴임한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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