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고령화, 1인 가구 확대, 저성장, 저금리 등 다양한 사회·경제학적 변화 요인에 규제 완화, 핀테크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보험사들의 보험상품 개발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상품을 경쟁사보다 빠르게, 독창적으로 내놓아야 하는 동시에 IFRS4 2단계 도입에 따라 각 상품이 장기적으로 회사 재정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보험사들은 그간 상품 출시 후 초기 판촉에 화력을 집중했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서는 사전 단계라 할 수 있는 상품 기획·검토 단계 역량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도 독창적인 보험 신상품에 부여하는 배타적 사용권 적용 기간을 다음달부터 현행 6개월에서 1년으로 2배 늘리기로 하는 등 보험사의 개발능력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은 "신상품을 먼저 개발한 보험회사의 이익을 보호하고 상품 복제에 따른 무임승차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적 변화에 대한 보험사들의 고민은 그동안 보험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신상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KB손해보험이 내놓은 '대중교통 이용 할인 자동차보험'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험료를 할인해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KB손보는 상품 개발을 위해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 KB국민카드와도 협업했다. 다시 말해 KB금융지주 편입 후 계열사 간 정보를 활용해 개발한 시너지 상품의 첫 사례다. 메리츠화재는 KT와 손잡고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의 운행 패턴을 분석,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내놓았으며 동부화재도 대리운전 기사들의 실시간 운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모바일 전용 대리운전보험을 출시하기로 했다.
고용 및 노후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은퇴 시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자 이를 타깃으로 한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달 초 푸르덴셜생명이 선보인 일시납 변액연금보험은 평생 고정소득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계약자가 80세까지 살든, 100세까지 살든 생존기간에는 계속해서 약정금액을 지급한다. 고령자·유병자 대상 보험상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화재를 비롯해 NH농협생명·KB손해보험·AIA생명·흥국생명 등이 최근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이 밖에 롯데손보는 파혼이나 신혼여행 불발에 대비한 웨딩보험, 현대해상은 드론 비행 사고 대비 보험을 내놓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저금리·저성장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재해석한 상품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저해약환급금형이나 해약환급금미보증형 종신보험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해약환급금을 줄이거나 최저해약환급금 보증비용을 부과하지 않는 대신 보험료를 낮춰 과거에 비해 한층 약해진 소비자들의 보험 구매력을 자극하는 상품이다.
다만 새로운 형태의 보험상품들의 경우 소비자들이 달라진 점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계약을 할 소지도 있어 불완전판매 논란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사전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변화는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잘 대응하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새로운 상품에 대해서는 장단점 모두 계약자에게 명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시대적 변화에 대한 보험사들의 고민은 그동안 보험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신상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KB손해보험이 내놓은 '대중교통 이용 할인 자동차보험'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험료를 할인해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KB손보는 상품 개발을 위해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 KB국민카드와도 협업했다. 다시 말해 KB금융지주 편입 후 계열사 간 정보를 활용해 개발한 시너지 상품의 첫 사례다. 메리츠화재는 KT와 손잡고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의 운행 패턴을 분석,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내놓았으며 동부화재도 대리운전 기사들의 실시간 운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모바일 전용 대리운전보험을 출시하기로 했다.
고용 및 노후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은퇴 시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자 이를 타깃으로 한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달 초 푸르덴셜생명이 선보인 일시납 변액연금보험은 평생 고정소득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계약자가 80세까지 살든, 100세까지 살든 생존기간에는 계속해서 약정금액을 지급한다. 고령자·유병자 대상 보험상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화재를 비롯해 NH농협생명·KB손해보험·AIA생명·흥국생명 등이 최근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이 밖에 롯데손보는 파혼이나 신혼여행 불발에 대비한 웨딩보험, 현대해상은 드론 비행 사고 대비 보험을 내놓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저금리·저성장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재해석한 상품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저해약환급금형이나 해약환급금미보증형 종신보험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해약환급금을 줄이거나 최저해약환급금 보증비용을 부과하지 않는 대신 보험료를 낮춰 과거에 비해 한층 약해진 소비자들의 보험 구매력을 자극하는 상품이다.
다만 새로운 형태의 보험상품들의 경우 소비자들이 달라진 점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계약을 할 소지도 있어 불완전판매 논란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사전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변화는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잘 대응하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새로운 상품에 대해서는 장단점 모두 계약자에게 명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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