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기반 경제시대로 대변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는 바로 과학기술이다. 과학기술은 국가 경제성장의 기반일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있어서도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카이스트(KAIST)는 1971년 설립 이래 과학기술과 산업발전을 견인할 핵심 인재들을 대거 배출해내며 사실상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성장동력을 제공해왔다. 개교 45주년을 맞은 카이스트의 지난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것은 그래서 우리에게 결코 적지 않은 울림과 의미를 던진다.
대한민국 과학기술 인력 양성을 모토로 출범한 카이스트가 올해 개교 45주년을 맞았다. 카이스트는 1971년 설립된 한국과학원(KISA)이 전신이다.
서울 홍릉에서 문을 열은 KISA는 1973년 석사과정 신입생을 선발하며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학생들에게 학비면제, 장학금 지급, 기숙사 제공, 병역특례 조치 등 파격적인 지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1981년 KISA는 한국과학기술대학(KIT)과 통합을 단행,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 새로이 출범하게 된다. 그리고 1990년 현재의 대덕연구단지로 캠퍼스를 이전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국내 최고의 이공계 인력양성소
카이스트가 지금껏 배출한 이공계 우수인력은 5만명이 넘는다. 박사급 인력만 1만1,093명에 이르고 석사 2만8,841명, 학사 1만5,688명 등 총 5만5,622명을 배출했다.
1994년 200명을 지나 2000년부터는 400명으로 증가해 2015년 522명, 2016년 570명의 박사급 인력이 세상에 나왔다. 개교 후 첫 졸업식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졸업생이 불과 두 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로 비약적 성장이라 할 수 있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국내 이공계 학자들은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카이스트에 1973년 석사 과정, 1974년 박사 과정이 신설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우수한 학생들이 카이스트에 모여들었고, 졸업 후 이들의 능력이 인정받으면서 카이스트의 명성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졌다.
카이스트의 달라진 위상은 SCI급 논문 게재 숫자와 대학평가에서의 약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72년부터 2014년까지 교수 및 학생들은 국내 1만4,889건 해외 4만6,236건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중에는 네이처, 사이언스 같은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들도 상당수다. 2014년 기준 피인용 상위 1% 논문 가운데 무려 315건이 카이스트의 교수와 학생들의 작품이었다. 이에 힘입어 영국 대학평가기관 QS가 실시한 세계대학평가에서 카이스트는 2010년 79위에서 2012년 63위, 2013년 60위, 2014년 51위 등 지속적인 순위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종합 4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대학평가에선 2014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카이스트의 약진은 교원당 논문 수와 논문당 피인용수 증가, 학계평판도, 교수대 학생비율, 외국인 교수·학생 비율 등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수한 재정건전성
카이스트는 그동안 학교의 발전을 위한 재원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카이스트가 진정한 세계 최고 대학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탁월한 연구성과와 더불어 연구·교육 역량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충분한 재정확보도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를 위해 카이스트는 기부금 조성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자체 발전재원 확보에 나섰다.
그 결과로 2007년 재미 사업가 박병준 회장이 1,000만 달러를 기부한 데 이어 미국 메디텍닐 파팔라도 회장(250만 달러), 원로 한의학자 류근철 박사(578억원), 서전농원 김병호 회장(300억원), 전 미래산업 정문술 회장(215억원) 등 매년 기부자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2007년부터 작년 말까지 2만9,046명으로부터 총 1,950억원의 학교발전기금을 확보했다.
카이스트는 이렇게 강화된 재정건전성을 우수 신임교원 채용이나 연구개발 지원 확대라는 투자로 연계시켰다. 그 결과, 카이스트의 연구계약고는 2005년 1,066억원에서 2014년 2,763억원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대학재정은 7,363억원에 달했다.
혁신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창의적인 교육과 도전적 연구문화를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카이스트는 최근 학생과 교원들의 스타트업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캠퍼스 내 스타트업을 활성화시키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창업지원을 위해 스‘ 타트업 KAIST,’ ‘KAIST 창업원,’ ‘창업보육센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년 동안 기술 혁신에 기반을 둔 104건의 창업을 지원했는데, 연평균 26개사는 현재 국내 대학의 창업지원 성적 중 가장 뛰어난 것이다. 창업보육센터의 경우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66개의 기업을 배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들 기업 중 스크린골프 전문업체 골프존은 창업보육센터 졸업 후 코스닥상장에 성공하는 등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최근 발표에 의하면 2013년까지 카이스트 졸업생이 창업한 스타트업만 1,245개에 달하고 있다.
또한 2013년말 기준 동문과 입주기업, 학생, 교원을 망라한 카이스트의 창업기업들의 연매출 합계액이 16조원을 돌파했다. 자산 합계액과 연간 고용인원도 각각 12조4,440억원, 3만3,465명으로 집계됐다.
이외에 2014년부터는 학생들이 교내 시설과 첨단 장비의 도움을 받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KAIST 아이디어 팩토리’도 운용 중이다. 이곳을 통해 학생들이 개발한 3D 프린터가 2015년 현재
20종의 시제품으로 개발된 상태다.
국내 과학기술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 과학기술강국 대한민국의 꿈을 이루기 위한 카이스트의 행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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