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찾은 세아베스틸 군산 공장에서는 이처럼 활기와 자신감이 묻어났다. 연산 310만톤 규모인 세아베스틸은 자동차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산업·건설기계와 선박의 핵심 소재인 특수강 분야에서 48%의 점유율로 국내 1위를 달리는 업체다. 하지만 저유가로 플랜트·산업설비 분야의 주문이 줄면서 올해 사업전망이 좋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현대제철이 특수강 사업을 확대하며 주요 고객사인 현대·기아자동차의 물량을 잠식하는 것도 문제다.
윤기수 세아베스틸 대표(부사장)는 이런 상황에도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로 ‘다변화된 고객사’를 우선 꼽았다. 그는 “유럽 폭스바겐·BMW, 북미 크라이슬러, 일본 혼다·닛산 등에 특수강 공급을 시작했거나 늘리는 추세”라며 “여기에 유정·플랜트용 제품을 비롯한 수출물량을 늘려 특수강 1위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24만톤가량인 수출물량을 오는 2018년 4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윤 대표는 특수강 1위 기업으로서 쌓아온 품질 노하우도 강조했다. 지난 2004년 일본 미쓰비시제강을 제치고 현대·기아차에 특수강 납품을 시작한 뒤 일본·독일과 맞먹는 품질관리 능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세아베스틸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합금강·고급강 시장에서 58.1%의 압도적인 국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윤 대표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연산 100만톤 수준의 특수강 생산을 시작했다지만 실제 세아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수십만톤 정도”라며 “생산능력과 품질관리 측면에서 아직 격차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같은 자신감에도 세아베스틸의 앞날에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해외 에너지 개발사업들이 줄줄이 축소되거나 중단되는 점은 위기 요인이다. 연평균 9%대 성장률을 이어오다 지난해부터 정체증상을 보이는 내수시장도 불안요소다. 세아베스틸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2조원 이상의 매출을 냈지만 지난해는 1조8,260억원대로 떨어졌다. 실제로 군산공장에서는 가동되지 않은 채 놀고 있는 플랜트 제품 생산설비들이 적잖이 눈에 띄었다. 강 팀장은 “빨리 유가가 올라 플랜트 발주가 늘면서 이 설비들을 쉼 없이 가동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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