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 유치’ 등을 호재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후 투자유치가 지지부진하며 주가가 급락세로 전환하는 종목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의 투자 유치가 변수가 워낙 많은 만큼 실제 투자유치로 이어질 때까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바른전자는 지난 25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2.66%(80원) 떨어진 2,930원을 기록했다. 바른전자는 중국 투자 유치 대표 종목으로 꼽히지만 올 들어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바른전자는 “중국으로부터 투자유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시하며 5일간 170%의 상승률을 기록, 장중 5,87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지난 22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공시하는 등 중국 투자유치가 지지부진해지며 주가는 작년 12월4일 신고가 대비 반토막이 났다.
건물용 기계장비 설치 공사업체인 엠제이비 역시 지난달 23일 “투자유치와 관련해 중국 ‘상하이 ISPC 인베스트먼트&컨설팅’과 현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시하자 하루 만에 26.39%(710원) 급등했다. 하지만 이틀 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2억원의 적자를 냈다는 소식에 하락했고 지난 22일에는 감사 의견 거절로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돼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전자집적회로 제조업체인 제주반도체도 지난해 중국 자우도그룹 해외법인인 윙챔프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철회하는 등 투자 유치가 실현되지 않으며 주가는 작년 10월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투자 유치 바람은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큐브엔터테인먼트와 모회사 IHQ가 1,000억원 규모의 중국 자본 유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큐브엔터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사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주가에 긍정적이지만 투자 유치가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투자 유치 등은 주가에 단기적으로만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투자 유치 공시만 보고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해당 기업의 실적을 기반으로 실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 등도 꼼꼼하게 분석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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