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서는 두산이 공작기계 매각과 두산건설 유동성 확충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최대한 조기에 끝내고 재계 첫 4세 회장으로서의 ‘젊은 회장’ 감각에 맞게 그룹을 역동적으로 일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회장은 28일 서울 강동구 DLI연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산의 120년 역사의 배경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청년두산’ 정신이 있다”면서 “이 정신으로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연료전지와 면세점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료전지 사업을 글로벌 넘버원 플레이어로 키워나가고 면세점 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료전지 사업은 그가 지주회장 시절부터 키워왔던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한 후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고효율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2014년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2019년 매출 1조원짜리 사업으로 키워 글로벌 일등 자리에 오르겠다는 게 박 회장의 구상이다.
면세점 역시 사업 초기에 마케팅·명품유치 등을 위해 투자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지만 이에 구애 받지 않고 안착할 때까지 밀어주겠다는 방침을 확인한 셈이다.
박 회장은 신사업 추진과 동시에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등의 유동성 위기 마무리에 힘쓰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강도 높은 재무개선 작업을 통해 안정화 기반을 상당 부분 마련했다”며 “남은 작업도 차질 없이 마무리해 튼실한 재무구조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등 주요 부실 계열사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올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인 밥캣의 증시상장과 두산DST 매각을 매듭지어야 한다. 특히 연내 7,0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만기가 돌아오는 두산건설의 유동성 리스크 안정화는 두산그룹 전체의 ‘발등의 불’인데 이 부분을 철저하게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성장을 위한 공격적인 경영 방향을 제하면서 그 시작점으로 현장을 꼽았다. 그룹 임직원들에게 “움츠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그는 “현장을 중요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하면서 “환경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현장의 판단과 빠른 대응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특히 “현장의 판단과 대응이 성패를 좌우한다. 현장에서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현장경영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영업과 생산 현장에서의 대응이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신규 사업 발굴의 원천 역시 현장이라는 평소의 소신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의 첫 공식 행보 역시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등 주요 계열사의 생산 현장이 될 예정이다.
이 같은 박 회장의 현장중시 경영은 그의 경영 이력과 연관이 깊다. 말단 사원부터 시작해 그룹 회장에 오르기까지 30여년간 영업 현장과 생산 현장을 밑바닥부터 훑었던 박 회장이기에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도 신분당선 연장구간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기도 했다. /이혜진·이종혁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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