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이 태양광 사업을 성장 본궤도에 끌어올리며 미국 증시 상장 1년 만에 900억원 가까운 흑자를 냈다.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하며 한화그룹 내 태양광 사업 역량을 결집시킨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한화큐셀은 28일(현지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17억9,900만달러(약 2조950억원), 영업이익 7,660만달러(약 892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회사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사업 부문(옛 한화큐셀+한화솔라원)이 지난 2014년 달성한 영업이익 86억원과 견주면 10배 이상의 수익을 낸 셈이다.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은 지난해 2월 합병해 한화큐셀로 거듭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전무와 삼성전자 출신 남성우 사장이 지휘하는 한화큐셀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미국 2위 에너지 기업인 넥스트에라에 업계 사상 최대인 1.5G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낸 것을 필두로 유럽·인도·터키 등지에서 태양광 발전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해 한화큐셀이 납품한 태양광 모듈은 세계 4위권인 약 3.4GW 규모다. 한화큐셀은 자체 태양광 발전소까지 잇따라 준공하며 단순 태양광 모듈 생산기업에서 친환경 에너지 종합 기업으로의 진화도 시도하고 있다.
한화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한화큐셀의 실적 호조는 지난해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하면서 발생한 시너지 덕분이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한화큐셀에 따르면 합병 후 한화큐셀의 운전비용은 연간 1억달러 감소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양사의 합병으로 지난해 판관비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태양광 모듈의 생산성·효율까지 끌어올리면서 수주를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현재 각각 4, 3GW 수준인 태양광 모듈과 셀 생산능력을 올해 중반까지 각각 5.2GW로 끌어올리며 시장 지배력을 키워나간다는 목표다. 태양광 모듈의 연간 납품 목표치도 최대 4.7GW로 늘려 잡았다. 남 사장은 “지난해 괄목할 만한 비용절감을 이루면서 한화큐셀은 명실공히 아시아 최고의 태양광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올해도 가격경쟁력과 품질을 앞세워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생산기지를 한국과 말레이시아·중국 등지에 분산시키면서 미국과 유럽 정부가 부과하는 수입 관세의 영향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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