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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업계 합종연횡 카드로 불황 탈출

비용절감·유통망 확대 효과





식음료업계가 불황 극복을 위한 묘책으로 ‘합종연횡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을 확대할 수만 있다면 경쟁사와도 기꺼이 손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동원F&B는 30일 라면에 참치가 들어간 ‘동원참치 라면’ 2종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요리방송을 중심으로 라면과 참치를 함께 즐기는 식객들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 착안해 동원과 팔도가 의기투합해 탄생했다.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출시했다. 동원F&B 관계자는 “기존 분말수프가 아닌 참치 살코기를 별도 포장으로 넣어 담백한 맛과 얼큰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식품업체와 협력해 찌개나 볶음밥 등으로 참치의 활용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빙그레 ‘꽃게랑 불짬뽕’ 스낵은 빙그레가 만들고 크라운제과가 판매를 담당한다. 스낵 시장에서 라이벌 관계인데도 빙그레는 자체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보다 크라운제과를 통해 위탁판매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크라운제과는 자회사로 해태제과를 둔 것과 별개로 빙그레의 스낵 제품군까지 판매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유업계에서도 ‘적과의 동침’이 이뤄지고 있다. 매일유업의 관계사 씨케이코앤은 일동후디스에 알루미늄 이유식캔을 납품한다. 분유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시장성만 있다면 경쟁사와도 한배를 타겠다는 전략이다. 정식품도 경쟁 업체인 남양유업·풀무원·동아오츠카 등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두유 제품을 생산한다.



커피전문점들도 식음료업체와 손을 잡고 있다. 카페베네는 푸르밀·웅진식품 등에게 생산을 위탁해 컵커피 및 캔커피를 내놨고 커피빈은 서울우유를 통해 페트병 형태의 커피 음료를 출시했다. 스타벅스의 컵커피 ‘디스커버리’ 시리즈는 스타벅스가 원두를 공급하면 서울우유가 제조하고 동서식품이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업계에 적과의 동침이 빈번한 것은 자체적으로 생산시설을 갖추는 것보다 비용 부담을 낮추고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마케팅도 공동으로 진행해 실패에 대한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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