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이달 열린 '한국전자사업대전'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자동차'를 지목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량용 듀얼타입 무선충전 제품'을 공개한 것.
삼성전기가 개발한 '듀얼타입 무선충전 제품'은 자기유도 방식과 자기공진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차량에 설치된 충전패드 위에서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공진 방식을 이용해 차량 내 어느 자리에서도 공진주파수를 활용, 원격 충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삼성전기는 자동차 전장부품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정보기술(IT) 제품을 통한 성장에 한계를 느낀 탓이 크다.
이처럼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체들이 자동차 전자장비부품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기존 분야에서 성장의 한계를 느낀 전자업체들이 자동차부품 시장 선점을 위해 업종 간 장벽을 허물고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 역시 차량용 부품 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의 차량 전장부품 사업 매출은 지난 2010년 1,650억원에서 4년 사이 5,325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LG이노텍은 기아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신형 스포티지'와 중형 세단 'K5'에 스마트폰 무선충전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K5'는 국내 업체 최초로 휴대폰 무선충전기를 장착해 의미가 크다. 길게 늘어진 충전케이블 대신 차량 기어박스 앞에 휴대폰을 올려두기만 하면 충전이 진행된다. 2시간 반 정도면 최대 7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최근 전장부품(VC) 사업에서 큰 성과를 내면서 실적부진 우려를 씻어냈을 만큼 자동차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21일 제너럴모터스(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Chevrolet Bolt EV)'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어두웠던 전망 대신 핑크빛 전망을 내놓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VC사업 부문 매출이 지난해 1조3,000억원에서 올해 1조9000억원, 내년에는 2조2,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가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자동차부품 사업 부문을 신설한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삼성전자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부품과 관련해 지속적인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전장부품 분야는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에 장착된 정보기술(IT)이 발전하면서 현재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전장부품 비율은 약 35%에 이른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모비스도 프랑스의 대표 자동차그룹 PSA(푸조시트로엥)에 자동차 멀티미디어를 제어하는 220억원 규모의 통합형 스위치모듈(ICS)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자동차부품 업체는 물론 전자 업체들까지 가세해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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