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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조직개편 나선 삼성

삼성, 車부품 구글·애플 잡고 온라인 유통 샤오미 따돌린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 '3대축'에 스마트카 더해

LED사업부는 팀으로 축소… 해체 수순 밟을 듯


삼성전자가 9일 내놓은 조직개편안에는 반도체·스마트폰·가전으로 구성된 3대 성장축에 스마트카를 더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분명한 의지가 담겼다.

폭스바겐 사태 등을 계기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앞으로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계의 경계가 무너져 하나의 융합산업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담아 조직을 수술한 것이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LG전자가 전장부품을 담당하는 VC사업부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처럼 이날 신설된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에도 장차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전장사업팀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이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정보(information)+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계열사 간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전장사업팀 신설과 관련해 경영진의 별도 보고를 받을 정도로 비상한 관심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이번 자동차산업 진출 선언에 대해 재계에서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과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구글은 이미 지난 2010년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어 시제품을 내놓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고 애플 역시 '타이탄'이라는 프로젝트 이름 아래 자율주행 자동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카 사업은 단순히 제조업의 영역을 넘어 에너지·금융·통신·교통 등 산업 전(全) 영역을 아우른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전혀 새로운 형태의 보험이 출시돼야 하고 전기차 충전소를 새롭게 만드는 등 전방위적인 산업 빅뱅이 일어나게 된다"며 "다양한 계열사를 가진 삼성이 당연히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SDI의 역할도 삼성전자에 발맞춰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장사업팀을 이끌 사령탑에는 박종환 생활가전 C&M 사업팀장(부사장)이 발탁됐다. 권오현 부회장은 전장사업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동차를 담당하는 전장사업팀 신설과 더불어 온라인 영업도 강화했다. 온라인 유통채널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총괄과 서남아총괄에 온라인영업팀을 신설하는 사업부별 온라인 전담조직을 구축했다.

삼성의 온라인 강화는 신흥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기업 샤오미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샤오미는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대부분 상품을 팔아 중간 마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총괄 내 상품전략센터를 신설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샤오미 대응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샤오미는 자발적으로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소비자 조직을 거느려 경쟁 업체보다 빠르게 소비자의 니즈를 소화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은 중국총괄 상품전략센터를 통해 현지인 입맛에 맞는 현지완결형 상품기획과 개발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품)부문은 상대적으로 조직개편의 폭이 작았다. 다만 기존 사업부 체제로 운영되던 LED(발광다이오드)사업부가 LED 사업팀으로 축소 재편됐다. 삼성은 최근 희망퇴직 등을 통해 LED 사업팀의 임직원 규모를 상당히 감축한 바 있다. 장기적으로 LED사업팀을 해체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밖에 삼성은 TV를 담당하는 VD사업부 내에 오디오와 비디오를 전담하는 'AV사업팀'을 신설하고 무선사업부 안에는 '모바일 강화(mobile enhancing)팀'을 따로 만들어 역량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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